불현듯 한 번씩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추억이라는 단어는 어쩐지 좋은 느낌이 좀 더 강한 것 같다. 우리는 무의식 중에 추억을 좋은 추억과 나쁜 추억으로 분류할까? 살다가 이따금씩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닌 그저 사소한 아무 일이 떠올라 마치 한쪽으로 분류라도 해달라는 듯 불편하게 한다.
사실 아빠랑 단둘이 있던 기억은 많지 않다. 그다지 좋았던 것이랄 게 없어서 지워졌나 보다.
화창한 낮에 아빠랑 둘이 포장마차 분식집에 있다. 보통은 그깟 오뎅 얼마라고 고작 두 어개만 먹었을 텐데 그날따라 오뎅을 먹고 싶은 만큼 원 없이 먹어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던 것 같다. 장면은 기억나는 데 감정은 기억이 나지 않아 궁금하다. 내가 왜 그랬었는지… 정말 너무 먹고 싶었나 아빠의 반응이 궁금했었나 그 시간이 좋아 어리광이라도 부리고 싶었나
아빠가 그깟 소원 못 들어주겠냐고 얼마나 먹을 수 있는지 어디 한 번 배 터질 때까지 먹어보라고 했다. 한 스무 개 이상 먹은 것 같다. 당시 오천 원 남짓 나왔던 기억이 난다. 아주머니가 쪼끄만 게 많이도 먹는다고 하셨던 것 같고 아빠는 그게 그렇게 먹고 싶었냐고 하면서 그 정도로 먹을 줄은 몰랐어서 당황한 눈치였다. 더 먹을 수 있었는 데 이쯤 하자 싶어 멈췄던 것 같고 행복했던 것도 같고… 괜히 그랬나 눈치를 봤던 것도 같다.
이 추억은 좋은 추억일까 생각해 보다가 오히려 서글퍼졌다.
어쩐지 함께 있던 사람은 기억조차 못 할 혼자만의 추억 같아서.
그림_작은 피카소 이두열. 두 살 때 자폐 판정을 받고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