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그 추위에 내 손으로 그 자식을 구치소에 보내고 돌아오던 길에 나는 분노, 자책, 절망에 휩싸여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고 간신히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대리운전을 불렀다.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제발......"이라고 외치는 너를 보면서 기억 속의 그 눈빛이 떠올랐다. 너는 갇혀있는데 이렇게도 냉정할 수 있는 내 자신에게 나조차 정나미가 떨어졌다. 하지만 나의 불행과 슬픔에 비하면 너가 겪는 대가는 그게 뭐라 한들 비할 수 없었다. 깨어있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1월 1일이 되던 밤에는 이 추운 날 너를 냉골에 보냈다는 자책감까지 뒤엉켜 감정이 엉망이 되었다. 행복은 아주 조금 가까워졌다고 생각했을 때 깊은 바닥으로 꺼져버렸다. 믿음은 산산조각 부서졌고 차라리 네가 죽었다면 덜 아플 만큼 잃었다. 용서라는 것은 무엇일까 나 자신을 위해 용서하라는 말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