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띠 프랑스
프랑스 아기자기함의 끝판왕인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했다. 우주정거장 같은 돔 형식의 거대한 역과 뒤편에 있는 오래된 건물이 공존하고 있다. 위치는 프랑스와 독일 접경지대에 있어서 간혹 독일말을 사용하는 주민도 있다. 날씨도 프랑크푸르트에서처럼 맑았다. 푸른 하늘 덕에 다시 한번 마음이 풀어졌다. 도시에서 떨어진 외곽지역이어서 그런지 물가도 저렴하면서 볼거리도 많았다. 역시나 역 근처의 숙소에서 머물렀는 데 숙소 외관과 내부를 무척이나 신경 써서 아주 쾌적했다. 어메니티가 부족하다고 했더니 창고에 있는 어메니티를 쓸어왔는지 카운터 직원이 양손 가득 들고 방문을 찾아올 정도로 인심도 후했다.
두 사람이나 겨우 들어가는 100년 넘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간 방은 무척이나 포근했다. 크기도 크고 따스한 욕실에 욕조도 있었다. 잦은 이동과 장기간 열차 여행에 지쳐있던 우리에게 최적의 장소였다. 포장해 온 되너를 먹고 씻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선 밤에 몰랐던 엄청난 크기의 돔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프랑스의 건축 아이디어는 정말로 기발하다. 그리고 유럽이 생각보다 아날로그 방식을 좋아하고, 오히려 우리나라가 더 최첨단 시설과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듯했다. 부모님 세대에서는 유럽이 꽤나 선진국이었다면, 엄청난 경제 성장으로 현재 한국은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강을 따라 늘어서있는 집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으나, 건물이 생각보다 세트장 같고, 가평의 쁘띠프랑스 같기도 했다. 그래도 날이 좋아서 사진은 참 잘 나왔다. 볼거리도 많았고, 관광객들도 많은 편이어서 활력이 있었다. 마을은 반나절이면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했다. 거리는 깔끔하고 공기가 맑았다. 햇볕이 많아서 비교적 따스한 날씨를 느낄 수 있었다.
친구는 가다가 꽃집에 들러서 꽃 한 송이를 샀다. 처음에 왜 꽃을 사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안 샀으면 꽤 아쉬울 뻔한 사진들을 건질 수 있었다. 보는 내내 예쁘기도 했고. 나중에 꽃은 우리에게 잘해주었던 호텔 직원에게 선물로 주었다. 11세기 초 세워진 스트라스부르 성당은 높이가 142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이라고 한다. 쾰른 성당이 웅장하고 음산한 기운을 주었다면, 날이 좋아서 인지 스트라스부르 성당은 예쁘장하고 눈부셨다. 지금 보니 두 성당의 분위기에 날씨가 맞춰진 것 같다.
하도 날씨가 좋아서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미술관에는 사람들이 바글거려서 또 못 갔다. 흐르는 강을 바라보기만 해도 재미있었다. 눈 호강 제대로 하고선 리옹에 가기 위해 다시 돔형 역사로 향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프랑스 리옹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