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리옹

미식가를 위한 맛도리 동네

by 꿈청이
unsplash의 hilderose


4시간 정도 열차를 타고서 남부에 비교적 가까운 리옹에 도착했다. 리옹역 주변에는 큰 광장이 있었고, 난민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구호물품을 받기 위해 줄을 길게 서있었다. 어두운 밤에 무리들이 모여있는 모습은 조금 무서웠다. 리옹 숙소도 역 앞에 있었고, 아파트 단지처럼 여러 건물이 모여있는 대규모 기숙사 같은 느낌이었다. 크기에 비해 숙소 내부는 대학교 시절 1년 동안 살았던 기숙사처럼 작았다. 내부 붙박이장에 사용한 컬러마저 내가 사용했던 기숙사랑 똑같아서 당황스러웠다. 궁시렁거리면서 한 사람이나 겨우 들어가는 캡슐 같은 샤워장에서 씻었다.


다음 날 아침, 모르는 사람이 두 번이나 우리 방에 들어올 뻔했다. 내 눈과 마주치자마자 불청객은 문을 닫고 나갔다. 카드키가 모든 객실에 호환이 되는 듯했다. 밤 사이 아무 일도 없던 것에 감사하며 다른 객실보다 이른 체크인 시간에 맞춰서 서둘러 우리가 머문 닭장 같았던 숙소 단지를 빠져나왔다.



아침 날씨는 흐리다 못해 비까지 왔다. 우산이 필요할까 하며 챙겨 왔는데 아주 알차게 잘 쓰고 간다. 12일 여행 중 단 3일만 날씨가 좋았다. 2월이라서 그나마 날씨가 많이 풀린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밥 먹으러 가면서 동네 구경을 했는 데, 파리만큼은 아니었지만 아이보리색 건물들이 예뻤다. 하도 집 사이를 걸어 다니니까 동네 주민이 된 기분이 들었다. 리옹의 식당은 음식이 매우 수준이 높고 맛있다고 한다. 친구는 파리에서 여러 번 선택에 실패한 식당 때문인지 이후 나에 대한 신뢰를 잃은 듯했다. 어디 가고 싶냐고 물어보고선 아니다 싶으면 다시 본인이 찾아서 나에게 보여줬다. 친구가 추천해 준 식당은 모두 맛있어서 조용히 친구 말을 따랐다.



친구가 찾은 맛집은 규모가 컸다. 안에는 사람으로 가득 차있었다. 신기한 것은 그 많은 사람 중에 유색인종은 나와 친구, 그리고 흑인 손님 단 3명이었다. 파리에서는 정말 다양한 인종이 많았는 데, 적어도 이 식당만큼은 종업원도 백인이어서 백인들만의 리그처럼 보였다. 괜히 긴장한 상태로 식당을 들어갔는 데 걱정과는 달리 종업원은 우리를 다른 손님들과 똑같이 친절하게 대해 줬다. 종업원들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교육을 받은 것처럼 정중하고 품격이 있었다. 음식은 매우 느리게 나온 편이었으나, 사람이 워낙 많아서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연어스테이크를 주문했다. 매우 부드럽고, 싱싱한 연어와 거품이 가득한 계란이 조화로웠다. 친구가 시킨 스테이크도 맛있었다. 모처럼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들이 많아서 소음이 심한 것 빼고는 훌륭했다.



드디어 유럽에서 내돈내산 첫 뮤지엄 방문에 성공했다. 리옹 박물관은 중세부터 근대까지 볼거리가 다양했다. 정원이 딸린 멋진 건물 안에 자연스럽게 구성해 놓은 전시물들이 보기 좋았다. 화장실도 쾌적하고 내부에 카페도 있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몰라도 다른 뮤지엄처럼 사람이 많지 않았고, 천천히 작품을 감상하다가 곳곳에 있는 의자에서 쉴 수도 있었다. 리옹에 간다면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뮤지엄 방문 후에는 리옹 노트르담 성당을 갔다. 성당은 산 위에 있었고, 꽤 규모가 컸다. 내부 장식이 매우 우아하고 정교했다. 카드캡처 체리의 타로카드가 생각났다. 산 위에 있어서 가는 길이 꽤 쉽지는 않았다. 산을 올라가는 트램을 타고 가서 재미있었다. 산 위여서 리옹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게 포인트였다. 물론 흐린 날씨 때문에 조금 아쉬웠지만 카페도 있고 그런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었다. 기념품 샵도 잘 꾸며놓아서 어린 왕자와 관련된 기념품을 샀다.


프랑스 아비뇽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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