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의 도시
한국에서 프랑스 수업을 들었을 때, 원서에 나왔던 마르세유를 가게 되어서 무척 설렜다.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기대했다. 선생님은 '프랑스의 부산'이라며 항구와 바다를 구경할 수 있다고 했다. 드디어 마르세유에 도착했고, 기차역 내부에 가득 쌓여 있는 쓰레기와 악취를 참으며 계단을 내려와서 숙소에 들어갔다. 기차역 안에는 커다란 나무들이 심어져 있던 것이 인상에 남는다. 저 나무들이 더 자라면 천장을 뚫는 건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프랑스에서는 종종 아이들의 한계 없는 상상력을 구현해 놓은 듯한 요소를 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 숙소가 기차역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망정이지, 치안이 꽤 불안해 보였다. 골목을 구경하려고 했는 데 슬럼가처럼 위험해 보여서 포기하고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대충 먹을 것을 사서 방에만 있었다.
마르세유에는 일자리를 찾으러 온 사람들, 관광객들로 각국의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있었다. 그런데 바다는 내가 생각한 그런 휴양지 느낌이 아니었고 비린내가 심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항구니까 당연히 휴양지 느낌의 바다는 아니겠지만, 기대했던 것만큼이나 별로여서 더 속상했다. 부산이 백배는 더 예쁜 것 같다.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터덜터덜 걸어가는 데 어떤 흑인이 '니하오'라고 우리한테 인사했다. 미안한데 지금 인사할 기분 아니야. 못 본 척하고 롱샴 궁전으로 향했다.
반포기한 상태로 도착한 롱샴궁전은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정말 예쁘고 특별했다. 다른 프랑스 건물이랑 다르게 그리스 신전 같은 모양이 신기했다. 알고 보니, 마르세유는 과거 그리스의 지배를 받았고 그 영향으로 이런 건축물이 남아 있었다. 날씨만 화창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침울했던 기분이 가벼워졌다. 일본 애니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도 여기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건물 내부에 박물관과 미술관도 있어서 즐겁게 관람을 하고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심지어 모든 것이 무료다.
색감과 디스플레이가 훌륭한 전시를 빠르게 관람하고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밥을 먹으러 갔다. 새로 오픈한 작은 식당이었는 데 가격도 합리적이고 음식도 맛있었다. 롱샴 궁전에서 시간을 거의 보내고, 미니어처를 만드는 가게도 구경하러 갔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핸드메이드 제품이라서 그런지 매우 정교하고 작고 비쌌다. 그렇게 반전 매력의 마르세유 관람이 끝이 났다. 남쪽으로 갈수록 어째 더 추워지는 것 같은 불안한 기분으로 마지막 여행의 꽃 니스를 향해서 이동할 준비를 했다.
니스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