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7일 차 : 요르단(페트라)

요르단의 붉은 보석

by 꿈청이
7일 차 일정 ( 2020년 1월 26일 요르단-페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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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일정 요약 : 모자이크의 도시 마다바와 모세의 놋뱀이 있는 느보산 견고한 요새이자 세례요한의 순교지 마케루스를 방문했다.


페트라는 그리스어로 '바위'라는 뜻이다. 거대한 암석 계곡과 협곡 안에 세워진 도시. 붉은 사암 절벽을 깎아 만든 건축물이 특징이다. 페트라는 고대 나바테아 왕국의 수도로, 아라비아, 이집트, 시리아를 잇는 무역의 요충지였다. 현재는 관광지로 남아있다. 성경에서는 '에돔' 혹은 '셀라'라는 지역으로 표기된다.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었고, 도시 전체가 거대한 붉은 사암 절벽을 직접 깎아 만든 건물로 형성되었다. 기원전 수세기 이전에 이렇게 정밀한 암석 조각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어서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또한,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페트라는 고도로 발달된 물 저장 시설과 수도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엘카즈네까지 들어가는 입구는 시크(Siq) 길로 약 1.2km 정도 된다. 거대한 암벽사이로 작은 틈새처럼 나와있는 길을 걸었다. 그 와중에 중국인 신혼부부가 웨딩사진을 찍고 있었다. 빨간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인상적이다. 중국인들은 역시 스케일이 남다르다는 생각을 하며 계속 걸었다. 페트라 시작 입구에서부터 하염없이 걷다 보니 여행동안 못했던 세상 근심이 튀어나와서 나를 괴롭혔다. 그 당시 나는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미래가 너무나 걱정이었다. 심지어 졸업논문 심사 때 어떤 교수님은 나한테 앞으로 뭐 할 거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대학교 때 졸업심사 때도 들었던 얘기를 석사 과정에서도 들으니 더욱 심란했다. 앞으로 내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걸까... 마침내 옆에는 석사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번듯한 직장인이 된 교회 언니가 있었다. 언니에게 하소연을 하면서 내 미래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 지금은 과거가 되었다.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다. 특히 하나님의 인도를 믿는다면 더더욱 그렇다. 오늘 하루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우여곡절 끝에, 나도 지금은 직장을 다니며 내 한몫은 해내고 있다. 이 글을 통해서 5년 전 나에게 위로를 건네어본다.

번뇌의 길이었던 페트라 초입
페트라 도시의 입구 시크길
보물창고 '엘 카즈네'


뜨거운 태양 아래로 끝도 없는 붉은 벽과 협곡들, 그 속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정교한 조각들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약 13층 건물 높이인 엘카즈네(Al-Khazneh)는 왕릉 혹은 신전으로 추정되며 그리스·로마·나바테아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양식의 건물이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에서 성배의 성전으로 등장하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이 거대한 도시를 건설한 나바테아인들은 불후의 문명 유산을 남겼으나 역사 기록은 남기지 않았다. 그들은 문자를 사용하였으나 역사와 문학, 사상과 종교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다.


사도바울은 신전이 가득한 이곳에서도 복음을 전했다. 갈라디아서 1장 17절에 따르면, 바울은 자기보다 먼저 사도 된 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지 않고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여기서 아라비아는 페트라로 추정된다. 복음에 대한 바울의 열정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달의 계곡”이라 불리는 와디 럼은 광대한 붉은 사막, 기묘한 암석 지형, 절벽과 협곡이 장엄한 배경을 이루고 있다. 마치 화성을 연상하게 하는 장관에 말을 할 수 없었다. 광활한 하늘과 땅사이엔 개미처럼 작은 사람뿐이었다. 이곳은 기묘하고 웅장한 붉은 사암 절벽과 끝없이 펼쳐진 사막 지형으로 아라비아의 로렌스, 트랜스포머, 스타워즈, 마션 등 다양한 영화 촬영지 및 광고,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사랑받고 있다.


덤프트럭을 타고 아무도 없는 사막을 쌩쌩 달리는 것은 심장 제세동기 마냥 죽어가던 내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 모래가 얼굴을 사정없이 때렸지만 상관없었다. 입안에 들어간 모래는 뱉으면 그만이었다. 맨발로 모래 언덕을 오르며 부드러운 촉감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유목민에게 구매한 낙타털로 만든 스카프를 터번처럼 머리에 두르고 나는 그곳에 완벽히 적응하였다.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

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욥기 23장 1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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