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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물 Oct 30. 2019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를 선물하며

한 권의 책으로 마련된 결속력


2019. 5. 10                   


                                     

김하나 황선우 작가님의 북토크를 듣고 와서도 책을 사지 않다가 서점에서 두 권을 한꺼번에 샀다.

북토크에서도 생각나던 윤서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다.

책 선물은 잘 될 때보다 실패한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지만(상대는 그 사실을 얼버무리기 때문에 확실한 실패인지 알 방법은 없다)

어떤 책을 읽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면 주저 없이 사게 된다.


오늘은 두 권을 면밀히 살펴 살짝 더 때 탄 것을 집어 들었다.

유머 서적처럼 웃겨서 앉은자리에서 술술 읽었다.

두 분이 성심성의껏 알뜰하게 살아온 세월의 재치가 묻어있는 문장들.

유쾌한 마음으로 읽고 나중에 윤서랑 같이 얘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자꾸 주변인들과 뭔가를 도모하고 일구고 합치는 이 사람들처럼


우리도 서로에게 좋은 결속력을 가지면서 곱고 호탕하게 나이를 잘 먹어갔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우리 같이, 열심히 자라자.



- W1C2가 W2C3에게.



2019. 5. 11

               

                                   

돗자리를 깔고 누워 풍성한 나뭇잎을 바라봤다.

윤서는 공원에서 책을 읽는 게 생각보다 집중이 안된다며 내가 선물한 책을 소리 내 읽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윤서의 목소리로 들으며 중간중간 끼어들고 방해하고 딴짓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낮이 길어졌다.

초저녁 즈음에도 어스름한 해 밑에서 우리는 마땅한 종이(내가 책을 선물했던 포장봉투)에 열을 맞춰 서로 지키고 싶은 습관들을 적어나갔다.

1주일을 단위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서로에게 만원을 주기로 했다.

미래의 나에게 바라는 건 아주 많았지만 딱 세 가지만 정했다.

서로에게 얼기설기 예쁘게 얽혀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2019년 7월의 덧붙임


저 만원이 걸린 주간 약속은 수빈이까지 합세해 셋이서 9주 동안 잘 지켜 나가고 있다.

나는 벌써 3만 원을 썼고, 그동안 건강과 반듯한 물구나무와 매일 기록하는 지구력을 얻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좋은 결속력을 가지고 든든한 습관들을 쌓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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