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히려좋아 Oct 08. 2021

오늘도 기록합니다. 1일 1기록

기록한 지 46일째 되는 날

오늘도 기록합니다. 1일 1기록


1일 1기록을 시작한 지 46일째 되는 날.

이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브런치에 남기기로 했다.


8월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매일 기록을 남기고 싶어졌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매일 비슷하게 흘러가는 하루하루에 작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혼자서 시작하면 분명 얼마 안 있다가 그만둘 것 같아 동지를 모았다.


- 나와 뉴스레터를 같이 만들고 있는 Y님,

- 이직한 직장에서 만난 팀 동료 J님,

- 초중고를 같이 나왔지만 성인이 되어서 찐친이 된 S님


나까지 4명이 모여 TIW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TIW는 TIL(Today I learned)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프로젝트명이다. 이름하여 Today I wrote, 오늘도 기록했다!


기록하기 위한 툴로 인스타그램을 활용하기로 했다. J님 제외하고 모두 인스타그램 가계정을 만들었는데, 아무래도 사적인 내용을 기록하기에 본계정은 좀 쑥스러웠기 때문이다. 각자만의 해시태그도 만들었다. 나는 #tiw_note 해시태그를 쓰기로 했는데, 이 해시태그에 나만의 게시글을 차곡차곡 쌓기 위해서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그날부터 1일 1기록을 시작했다. 


출발선을 넘었다!
첫 시작은 언제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지금 나는 마구 설레고, 마구 들떠있다.

매일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어떤 시작이든 용기가 필요한데, 그 용기를 못 내고 있었다.
사실 시작은 한 걸음 내딛는 것뿐인데 말이다.

오늘, 함께 출발선을 넘을 동반자들을 모았다.
하루하루 꾸준하게, 소소하지만 재미있게 그렇게 시작해보자.


이날의 기록을 시작으로 매일매일 기록을 남기고 있다. 주제는 내 마음대로, 분량도 내 자유이다. 그때그때 쓰고 싶은 말을 인스타그램에 끄적인다.


그날 있었던 일, 우연히 만난 아름다운 문장, 친구와의 보석 같은 대화 등 기록하고 싶은 것들을 남긴다.

매일 인스타그램에 기록한다는 것은 쉽지만 어렵다. 


예를 들어, 예기치 않게 내가 술을 많이 먹었을 때처럼 말이다. 어느 날은 집에서 남편과 술을 마시다가 술이 술을 불러 얼큰하게 취했다. 흐릿해져 가는 의식 속에도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남긴 기록은 이렇다.

 

취중기록


술 취한 상태에서도 남기는 기록, 내가 기록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싶다. 이렇듯 위기의 순간 속에서도 기록은 매일 이어지고 있다. 



1차 챌린지가 끝난 30일째의 기록

1일 1기록을 시작할 때 첫 목표로 잡았던 기간은 30일이었다. 30일이면 서서히 습관이 형성될 수 있는 기간이며, 도전하기에 짧지도 길지도 않는 목표라고 생각했다.

어느새 30일이 지나 30번째 기록을 남기며 지난날들을 돌이켜봤다. 처음에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사실 일주일도 되지 않아 귀찮았던 적이 있다. 어느 날은 술에 취해 기록을 잊을 뻔했으며, 숙제처럼 해치우듯이 올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날들은 기록하면서 ‘나름 잘 살고 있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기록을 위해 의식적으로라도 하루의 행복했던 순간을 헤아렸다. 그날 느낀 아름다움에 감응하며, 때로는 옛날 기억을 되새기며 감상에 젖기도 했다. 좋아하는 작가님의 댓글도 기록이 아니었으면 받지 못할 서프라이즈였다.

나와 약속했던 첫 목표 기간이 지났지만, 꾸준히 1일 1기록을 이어나가려고 한다. 내 생각과 감정을 남겨야겠다는 압박감을 내려놓고, 한 문장이라도 하루하루 남기면서 나에게 어떤 변화가 찾아오는지 지켜보고 싶다.


첫 목표 기간은 30일이었다. 30일을 언제 다 채우나 싶었는데, 어느새 30일 챌린지가 끝났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수는 없는 법. 사람들을 더 모아서 2차 챌린지를 시작했다.


점점 내 지인 파티가 되어가는 것 같지만 2차 챌린지에는 5분을 더 꼬셔왔다.


- 전 직장 동료 Y님, J님, A님

- 현 직장 동료의 친구 D님

- 마케팅 스터디에서 만난 D님


이제 나까지 9명이 되었다. 9명이 매일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기록을 남기는데, 서로의 기록을 읽는 게 또 묘미다. 이 사람의 하루는 어땠는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알 수 있다. 


가까운 사이여도 매일의 기분과 생각까지는 알기 어려운데 TIW 프로젝트를 통해 내적 친밀감이 더 높아진 것 같다. 그리고 그 사람의 그날의 행복을 응원하게 된다. 


모아놓고 보면 뿌-듯


매일 올리는 기록에 사진까지 준비하는 것은 힘들 것 같아 나는 아이폰 메모장을 활용한다. 메모장에 그날 쓸 기록의 키워드를 쓰고 캡처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처음에는 기록과 관련된 사진을 찍을까 했는데, 그럼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서 내가 쉽게 질릴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폰 메모장을 캡처해서 올리고 있는데 나름 나만의 피드를 만들어가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내가 마음에 든 책 문장을 적을 때가 있었는데, 작가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신 적이 있다. 이렇듯 새로운 시작은 평소에는 만나지 못하는 변화를 선물처럼 가지고 온다.


"아름다움 수집 일기"의 이화정 작가님

"없던 오늘" "평소의 발견" "생각의 기쁨"의 유병욱 카피라이터님 감사합니다. 꾸벅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치고, 매일 밤 쓰는 나만의 기록 시간이 참 좋다. 그 시간만큼은 오롯하게 나만을 생각하며 보낸다. 짧게는 5분, 길게는 30분 동안 나의 오늘을 헤아려본다. 글을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다. 그저 기록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유일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2차 챌린지 기간도 30일이지만, 아마 나는 계속 꾸준히 기록할 것 같다. 매일 기록이 쌓여 100일, 365일이 되었을 때 나는 얼마나 뿌듯할까 상상하면 마음이 벅찬다.


기록하면서 나에게 생긴 변화와 생각을 여기 브런치에 남겨보려고 한다. 




혹시라도 이 브런치를 보고 함께 하고 싶다면 말씀해 주세요! 언제나 환영합니다.


@tiw_note




작가의 이전글 관찰력에서 오는 표현의 차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