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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욱 Mar 25. 2019

대단하지 않아도 책 만들 수 있어요

대단한 작가님들만 책을 내나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일간 이슬아, 저 청소일 하는데요?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들을 읽어보지는 않았어도 제목 정도는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혹시 이 책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이 책들은 모두 처음부터 메이저 출판사와 계약하며 출간된 책들이 아니고 비교적 무명에 가까운 작가들이 독립출판으로 먼저 시작한 책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처럼 독립출판이나 P.O.D.(Publish on Demand) 시장이 커지면서 유명 작가가 아니더라도 책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주요 방송국만 송출할 수 있었던 라디오나 TV 방송이 팟캐스트로, 유튜브로 옮겨가며 유명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자기만의 방송 채널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처럼요.


과거에는 신춘문예 작가, 유명인, 전문가가 아니면 책 출간이 쉽지 않은 일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유명하고 거창한 사람이 아닌 '우리들'도 책을 낼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책을 쓴다'는 일은 그리 쉬워 보이는 일이 아닙니다. 책이 가지는, 글이 가지는 왠지 모를 무게감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책을 쓴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으니까요. 하지만 강원국 작가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노래방 가서 빼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가 (전문적인) 가수인 줄 착각하는 경우이다. 노래를 못 부르면 어떤가? 열심히 부르는 모습만으로 멋있지 않은가? 글의 감동은 기교에서 나오지 않는다. 애초부터 글쟁이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쓰고 싶은 내용에 진심을 담아 쓰면 된다. 맞춤법만 맞게 쓸 수 있거든 거침없이 써 내려가자. 우리는 시인도, 소설가도 아니지 않은가.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주변 지인들과 노래방을 가면 분명 전문 가수는 아니지만 강한 인상과 감동을 남겨주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전문적인 기교가 좋아서라기보다는 그들의 노래에서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강원국 작가님 말씀처럼 글쓰기도 진심을 담으면 어떻게든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과 감동을 전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 우리가 신춘문예에 등단하지 않았더라도,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심지어는 맞춤법도 잘 모르더라도 까짓 거 글 좀 써볼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저는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히 담아내면 충분히 가치 있는 글이 된다고 믿습니다. 진심을 다해서 써내려 가는 한 우리 모두는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가려진 이름, 편집자

사실 글 쓰는 일과 책을 만드는 일은 조금 다른데요. 책이 만들어지는 것은 온전히 작가만의 일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표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책을 만드는 데었어서 편집자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글쓰기는 인간의 일이고, 편집은 신의 일이다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편집자는 미완의 원고를 완성된 책으로 만들어 내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편집자는 기획부터 레이아웃, 교정, 교열, 윤문, 디자인 등 실질적으로 원고가 책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당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본질에 맞게' 원고를 편집하며 핵심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죽어있던 원고에 숨을 불어넣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편집되지 않은 글은 어쩔 수 없이 생명력을 잃은 채 영원한 초고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왕 글을 써 내려가고 그 글을 책으로 묶고자 한다면,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건 당연한 욕심이겠지요. 아무리 훌륭한 원고도 초고로 남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책으로 만들고 싶다면, 작가의 관점뿐만 아니라 동시에 편집자의 관점이 필요합니다.



기적은 기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독자님들 덕분에 브런치 북 대상이 됐습니다. 저 같은 사람도 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기적 같은 일은 제 원고가 편집자의 손을 거쳐 좋은 책으 완성되고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일일 것입니다.


기적은 기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앞으로 책이 만들어지는 기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나누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평범한 저 같은 저자는 어떤 방식으로, 왜 글을 쓰는지. 실제로 편집 과정에서 편집자가 해야 하는 작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원고가 책이 되는 그 과정 과정마다 편집자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작가는 편집자와 어떻게 소통하고 협업을 이루어내는가를 생생하게 '중계'해드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님은 브런치 북 수상자로서든, 혹은 투고한 원고가 출판사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서든, 혼자만의 힘으로 독립출판을 하든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출판을 하실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출판하고 싶으신 분들께 저의 중계가 도움이 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게 일어난 기적 같은 일이 다른 분들에게도 기적같이 일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기적 같기만 한 일이 실제로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구현되는지 최대한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보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힘주고 쓰다보면 있는 그대로 다 보여드리지 못할 것같아 이 매거진은 마치 친구와 근황토크 하듯이 가볍게 쓰고자 합니다. 혹시라도 궁금하신 점 있으면 친구에게 물어보듯 편하게 댓글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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