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누군가는 나처럼 이 문장에서 '고등학생'이 먼저 눈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덮는 순간 확신할 수 있다. 이 문장에서 고등학생이란 단어는 불필요하다. '노정석은 작가다'면 충분하다. 아니, '노정석은 훌륭한 작가다'라는 문장이 더 정확하겠다.
이 책은 대한민국 교육현장 최전선에서의 진지한 고민을 기록한 한 고등학생의 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를 모든 마음을 내어놓고 사랑하고 있는 한 사람의 글이기도 하다. 사람의 모나고 투박한 마음을 둥글게 깎아 또 다른 사람에게 이를 전하는 바로 그 사랑 말이다.
아마도 그는 삼파장 형광등 아래서 사랑한다는 문장, 보고 싶다는 문장을 다 쓰고 나서도 한동안 행복한 웃음을 지었을 것 같다. 온 마음을 다해 누군가를 사랑하며 진솔하게 기록한 그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니 함께 웃음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상처나 끝을 두려워하지 않고 온 마음을 다 내어놓는 그 모습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곳곳에 매복해 있는 그의 고백을 만날 때면 말 그대로 기습공격을 당한 것처럼 잠시 책을 덮고 멈춰 갈 수밖에 없었다. 꽤 깊은 미소를 짓게 하는 기분 좋은 기습공격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처음으로 남의 책 표지를 몇 번이고 쓸어 보았다. 참 사랑스러운 글이다. 나는 그가 진지하고 생각 깊은 '고등학생'인 줄로만 알았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훌륭한 '작가'임을 깨달았다
김민섭 편집자께서 그의 첫 작업을 함께한 것에 대해 영광이라고 쓰셨다. 나 또한 훌륭한 작가의 독자가 되어 영광이다. 라디안 작가는 그 누구보다도 미래가 궁금한 사람이다. 무엇이 어떻게 되더라도 그는 그의 말대로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