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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욱 Oct 21. 2019

캐나다 장 실장님이 들려주는 '사람 사는 이야기'

이민 가면 행복하냐고 묻는 당신에게


이 책은 이민 안내서가 전혀 아니다


단지 이 책에는 이민 수속 대행업체 장 실장님이 캐나다 이민 수속 대행을 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을 뿐이다. 이 이야기들은 어떻게 이민을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이민에 성공하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장 실장님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할 뿐이다.


한국을 벗어나 새로운 사랑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의 이야기, 장애를 가진 자녀를 위해 억척스럽게도 노력하는 어머니의 이야기, 사랑의 결실을 맺기 위해 한국에서의 모든 것을 버리는 동성커플의 이야기 등등.


이 책은 누군가의 '살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국사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캐나다라는 낯선 곳을 향해 탈조선하는 사람들을 지켜봄으로써 우리는 우리 사회를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과연 우리 사회는 얼마나 장애에 대해 배려하고 있는지, 동성애자로서 한국에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탈조선하고 캐나다에 정착하는 그들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그들의 입장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상상해 볼 수 있다.


사실 캐나다나 한국이나 사는 건 똑같다. 이민이 인생의 빨간약이 되어 모든 것을 해결해줄 리 만무하다. 이민자들도 그런 사실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이유에서 삶의 터전을 바꾸는 결정을 한 그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 과정에서 하는 그 고생을 함께 지켜보다 보면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표면적으로는 캐나다로 이민오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읽다 보면 한국에 살아가고 있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을 만나 뵈면 가끔 이런 말씀을 하실 때가 있다. '아유, 내가 살아온 거 글로 쓰면 책 한 권은 그냥 써부러!' 나는 이 말에 가장 부합하는 책이 이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하고 거창한 사람만 글을 쓰는 건 아니다. 그냥 진솔하게 적어 내려간 '사람 사는 이야기'면 충분히 책이 될 수 있다. 소설도, 드라마도, 영화도 결국 다 사람 사는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거 아닌가. 


이민 수속은 아무리 빨라도 1년이 걸린다. 그 과정에서 준비해야 할 서류도 많다. 그래서 이민수속을 하다보면 이민자들은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본다고 한다. 이민 수속을 대행하는 장 실장님이 한 개인의 삶을 깊이 알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저자는 한 인터뷰에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쓴 글이지만 실존 인물은 찾을 수 없는 소설'처럼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삶이 소설이 되고 소설은 삶이 되는 그 모호한 경계에 이 책은 서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오랜 시간 많은 사람의 삶이 응축된, 저자의 삶과 관점도 동시에 녹아있는 좋은 책이다.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가 입담 좋은 버스기사 아저씨와 버스 앞자리에서 얘기를 나누는 기분이라면 '이민 가면 행복하냐고 묻는 당신에게'는 이해심 깊은 장 실장님과 팀 홀튼 커피 한 잔 하며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하는 기분이다.


장 실장님과 인생 얘기를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언제든 이 책을 펼쳐보기 바란다. 비록 따뜻한 커피는 직접 준비해야겠지만, 따뜻한 이야기는 장 실장님이 이미 마련해 두셨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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