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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욱 Mar 07. 2020

새벽배송을 넘어 집 안 배송까지

새벽배송이 끝인 줄 알았죠?

새벽배송이 처음 나왔을 때는 말 그대로 혁명이었다. 하지만 그 혁명은 오래 지나지 않아 1시간 이내 배송을 목표하는 B마트로 인해 또 뒤집어졌다. 말 그대로 배송전쟁이다. 이제 올만큼 왔으니 여기가 배송전쟁의 끝일까? 새벽배송과 B마트가 '집 앞까지' 빠르게 였다면 그다음 레벨은 혹시 '집 안까지'는 아닐까?


아마존 키 (Amazon Key), 아마존 글로벌셀링

집 안 배송(In-home delivery) 중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은 2017년 론칭한 Amazon Key일 것이다. 택배를 안전하게 보관할 곳이 없는 미국에서는 대부분 문 앞에 택배를 그냥 두고 간다. 그러다 보니 도난, 분실사고가 아주 빈번하다. Amazon Key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다. 배달원이 택배를 문 앞에 던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도어를 열고 문 안에 택배를 안전히 놓고 간다.


내가 없을 때 누군지도 모르는 낯선 사람이 문을 열고 내 집 안에 들어오는 것이 불안할 수 있다. 그래서 Amazon Key는 카메라도 함께 설치해서 택배기사가 '엄한 짓'을 하는지 안 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문 앞에 배송 기사가 도착하면 카메라의 녹화가 시작되고 Amazon Key는 원격으로 열린다. 기사가 문을 열고 상품을 집 안에 놓고 배송을 완료하면 Amazon Key는 다시 원격으로 잠긴다. 이 모든 과정은 녹화되어 다시 확인할 수도 있다. Amazon Key는 In-home 뿐만 아니라 In-car 다시 말해, 차량 안에 배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저희는 문 앞이 아니라 냉장고 안 까지 배송해 드리겠습니다

Amazon Key를 보다보면 이런 생각도 든다. 기왕 우리 집에 누군가 들어올 거라면, 화끈하게 들어와서 정리까지 대신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Last mile을 넘어 Last few step까지 책임져주는 셈이다.


그런 서비스가 바로 Walmart의 In-home grocery delivery(2019년 6월)다. 이 서비스는 특별히 훈련된 Walmart 직원이 직접 식료품을 '냉장고 안'까지 배송해준다!!

Walmart In-home grocery delivery, CNBC Television (0:35부터 Marc Lore인터뷰)

가슴에 카메라를 단 배송기사에게 One time Access 접근권한이 주어지고 기사는 이를 이용해 스마트 도어를 열고 들어온다. 이 모든 과정은 고객에게 생중계된다. 배송 기사의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One time Access 또한 주어지지 않는다.

아직 미국 전역에 서비스되는 것이 아니라 Kansas City, Pittsburgh, Florida에서만 먼저 서비스된다.

 

Walmart는 사전에 범죄사실과 교통사고이력을 확인하고, 최소한 1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로 In-home delivery  배송기사를 구성한다고 했다. 실제로 InHome 사이트에서는 각 직원들의 이름과 얼굴 그리고 근속연수를 공개하고 있는데 2020년 3월 현재 기준, 등록된 직원들은 모두 최소 2년 이상 최고 27년까지 Walmart에서 근무한 직원들이다.


In-home delivery는 바로 냉장고로 배송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 번거로운 잡일이 줄어든다. 기존의 문 앞에서 냉장고까지 움직이고 또 정리하는 수고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바로 냉장고로 배송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포장재나 쓰레기도 생기지 않아 쓰레기를 버릴 수고도 사라진다.


물론 아무리 One time Access 접근권한으로 집 안에 들어온다 하더라도,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집에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Air B&B나 Uber도 초기에는 비슷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낯선 사람을 내 집에, 내 차에 들일 수 있겠냐는 의견이었다. Walmart 측은 고객들이 편리함을 위해 약간의 불편은 감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오히려 테스트 결과 생각지 못했던 방해 요소는 바로 '개'였다. 배송 중에 종종 위협적인 개를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데, 심지어는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개 문제(Dog issue) 때문에 배송을 못하고 있다고 애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오케이, 냉장고 받고, 그다음은?!

A부터 Z까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판매한다는 Amazon이지만, 아직 식료품 카테고리는 부족한게 사실이다. 반면, 전통적인 리테일러로서 식료품에 강점이 있는 Walmart는 그들의 장점을 백분 활용해서 In-home을 더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집안 깊숙히 냉장고까지 말이다. Amazon대비 가진 그들의 장점을 날카롭게 세우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엣지를 분명히 남겨주는 훌륭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In-home grocery delivery를 운영하기 위해 Walmart가 얼마나 더 많은 비용을 써야 하는지, 또 고객들은 그들의 사생활을 감수해가면서까지 이 서비스를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테스트 중이다. 심지어 올해에는 코로나로 인해 또 다른 돌발변수까지 맞이했다. 이런 변수가 발생했을 때도 고객들은 외부인을 집까지 들일 수 있을 것인지, In-home grocery delivery는 이 사태를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봐야 한다.


Last mile을 넘어 Last few step까지 다가온 배송전쟁의 끝은 어디일까. 냉장고까지 왔으면 거의 다 온 거 같긴 한데 마지막은 내 입 속까지 배송해주는 걸까.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으니 그저 이런저런 상상만 던져볼 뿐이다.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In-home delivery가 가능해진다면, 새벽배송으로 아침에 물건을 받아 대충 정리하고 부랴부랴 출근해야 했던 워킹맘들이 퇴근 전 노을 질 때쯤 냉장고에 다이렉트로 배송해주는 노을배송을 맞이하고 퇴근길이 좀 더 느긋하고 편안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참고사이트:

https://inhome.walmart.com/


참고기사:

https://www.businessinsider.com/walmart-delivers-groceries-to-your-fridge-2019-6

https://www.forbes.com/sites/forbestechcouncil/2019/11/21/in-home-delivery-welcome-to-the-brave-new-world-of-store-to-home/#be9c91767304


https://www.forbes.com/sites/joanverdon/2019/08/15/walmart-on-the-amazon-shipping-wars-we-got-this/#4fea277b56c9


https://www.businessinsider.com/walmart-takes-on-amazon-with-in-home-delivery-service-20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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