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메이드 대리 인생] 3
나는 권 팀장의 호출을 받았을 때처럼 상황을 정리하려고 뇌를 움직인다. 퍼즐은 생각보다 어렵다. 베드로의 얼굴 조각에서 출근을, 요한의 얼굴에서 거래처 접대를 찾아냈다. 거기까지 맞추고 나자 다시 어지럽다. 예수의 얼굴을 찾아야 한다. 스마트폰을 찾아 오른손을 슈트의 왼쪽 안주머니에 넣었다. 어머니의 교육에는 없었지만 그것을 응용해 만든 좋은 습관으로 여기고 있었다. 배터리가 방전되었다. 예비 배터리를 항상 챙기는 것도 좋은 습관 중 하나지만 반대편 안주머니에 그것이 없다. 중요한 미팅에 명함을 빠트리거나, 접대 자리를 위한 고급 양주의 지참을 빠트린 기억이 있다. 지진 같은 팀장의 질타보다 더 싫은 건 간격을 두고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자책이다.
“정신을 어디 두고 다녀?”
권 팀장이 자주 쓰는 말이다. 팀장이 내 정신 관리에 대한 규칙을 만들고 분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팀장은 거북이보다 못한 동물이라 생각한다. 거북이는 토끼에게 간이 없다고 하자 이식 수술을 위해 뭍으로 그를 태워주지 않았던가? 더 이상 생각하기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