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메이드 대리 인생] 7
후배의 지인은 중고 마티즈를 람보르기니로 승화시켰다. 거금 2백만 원에 턴키방식의 계약이 완료되었다. 스마트폰으로 입금을 마치자 그의 얼굴에 은화를 손에 쥔 유다의 표정이 비쳤다. 다른 차가 개미처럼 머리, 가슴, 배로 이루어져 있다면, 그 차는 거미처럼 머리가슴과 배로 이루어져 있었다. 티코보다 낫다는 생각만 했다. 대리라는 직책에 그 차를(그것도 무려 황금색인) 회사 주차장에 세운다는 것의 뉘앙스는 생각하지 않았다. 소문을 들은 사람들에게 ‘편하면 되니까. 수동변속(가격이 싼 결정적 이유)이라 기름도 적게 든다. 멈추면 버리고 와도 부담 없다.’ 등등의 흰소리만 늘어놓았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손바닥만큼은 햇빛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박 대리가 참 검소해. 사람이 참 합리적이야. 생각이 젊어.’라는 호들갑스러운 치사 끝에 항상 들리지 않는 ‘병신 새끼’라는 추임새가 따라오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