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풍경(4)

by 변석호

나무가 솟는다
먼지만 날리는 굳은 대지에

수 천 번 계절과 만나도
가지도 이파리도 하나 없는
몸통만 세운 나무가 자란다

이미 텅 빈 속을
매일 그렇게 파고 갏아도
쓰러지지 않고
뻗치고 뻗친다

하늘을 뒤덮는다
빛을 가린다
비좁게 둘러서서
내려다 본다

발치의 나는
아무리 바라봐도
찾을 수 없는
태양을 움켜 쥔
거목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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