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Masturbation,? (현장사례 3)

by 블랙홀

위 제목을 쓰면서 많이 조심스러웠다.


고민하다가 제목에만 사용하고 이하는 ‘마스터’로 지칭하려고 한다.


초등학교에서, 그것도 교실에서, 고학년도 아닌 3학년 아이라고 한다면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모르는 척 넘어가야 할까?

아님 직접 말을 해야 할까?

말을 한다면 어떻게 대화를 시도해야 할까?

아이가 부끄러워하거나 쑥스러워할까?

교사의 대화 시도는 참으로 조심스럽다.


자칫 아이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원만한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민감한 부분이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쩌면 학부모에게 멀쩡한 애를 이상하게 몰아세운다고, 항의가 아닌 심각한 상황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소이는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였다.

교실 중간에 앉아있으니 키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던 외형적으론 그냥 평범한 아이였다.

공부도 잘하고 상식도 많이 알고 있었다.

시험을 보면 평균 95점 이상이고 책도 많이 읽어 또래보다 상상력이나 인지력이 뛰어났다.

일용직으로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과 위로 중학교와 초등고학년인 언니들과 함께 살았다. 딸 셋 중 막내인 셈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전세로 살았지만 방은 두 칸이라 소이는 언니 두 명과 함께 방을 쓴다고 했다.


나는 쉬는 시간에도 대부분 교실에서 지냈다.


10분의 쉬는 시간으로는 교무실에 가서 커피 한잔 마시기도 빠듯하니 교실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의 놀이 형태, 어울림, 다툼을 주의 깊게 보곤 했다.

교사의 눈에 들어오는 문제점은 업무나 학년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는 4월 중순이나 5월 달 때쯤 되어야 한다. 3월은 아이들 이름 외우랴, 새로 맡은 업무 파악하랴, 전근이라도 갔다면 학교 상황을 파악하랴 교사 자신이 적응하기도 어렵다.

용이처럼 눈에 확 띄는 경우를 제외하면.


소이도 그때쯤 되어 알게 된 것 같다.

쉬는 시간이 되면 또래와 놀이보다는 자리에 앉아있는 친구를 찾아가 얘기를 하곤 했다. 당시만 해도 그러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수업종이 울려 운동장에서 놀던 아이들도 들어와 수업준비를 할 때까지, 교실에 있던 소이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지 않아 매번 이름을 불러야 했다.

한번, 두 번, 세 번...

되풀이되다 보니 수업이 진행되어도 모른 척하고 행동을 눈여겨보았다.


소이는 책상을 양손으로 벌려 잡고 책상 모서리에 매달린 채 얼굴이 상기되곤 했다.

정작 자리의 아이는 수업에 열중인데 소이는 그렇게 있다가 제 자리로 돌아오는 횟수가 더 늘어났고, 때론 교사와 눈이 마주쳐도 그 행동은 되풀이되었다.


난 고민에 빠졌다. 그 행위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따금 고학년 여자아이들에서 발견될 때가 있지만, 교사의 눈길을 보고는 금방 멈추고 같은 행동을 보이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소이는 대범했고, 때론 책상의 아이가 비키라고 짜증을 내면 다음 시간엔 다른 분단의 아이를 찾아갔다.


어떻게 꺼내야 할지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고민 끝에 교사들이 하는 방법. 소이에게 수업이 끝나고 잠깐 남아있으라고 했다.

단둘이 앉아 있으려니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이런저런 얘기로 빙빙 돌리다가, 소이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입을 뗐다.

"소이야! 책상에서 그러는 거 선생님도 알고 있었어."

"......"

"선생님이 알고 있는 거 소이도 알고 있었니?"

"예."

소이가 알고 있었다는 말에 대화는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아이가 부인을 하고, 집에 가서 선생님이 이상한 말을 했다고 하면 아마 부모는 난리를 피울테고 이후 일어날 일을 상상하면... 끔찍했을지도 모른다.

순순히 대답해 주는 소이가 정말 고마웠다.


책상 위 물건을 잡으려고 매달렸다가, 이후 그 기분이 좋아 계속 그랬다고.

시작은 좀 되었고 집에서도 했었단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건 아주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하는 것은 아니라고.

수업시간에 집중도 안 될 거라고 얘기해 주니 고개를 끄덕인다.

똑똑한 아이라서 교사의 말을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까지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학교에서 컨트롤이 가능하다면, 이는 희망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주 가끔씩 그런 행동을 보일 때 교사는 다른 곳을 보며 고개를 좌우로 한번 흔들었다. 그러면 소이는 이내 행동을 멈추고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소이의 행동은 조금씩 줄어들었고, 그때마다 교사를 보는 얼굴이 떳떳해 보임은 내 지레짐작인지 모르겠다.

인간은 아이든 어린이든 미완성의 존재이니...



1) 행동의 교정은 아이가 인정해야 만이 더 효과적인 결과를 얻는다.

자칫, 아이와 어긋나게 되면 교사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니 평소의 소통과 래포가 필요하다.



2) 아이를 인격체로 대해줘야 한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교사의 주도대로만 하려면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내 자식도 내 마음대로 못하는데, 어리다고 이끌고만 가려면 잠시 눈가림은 될지언정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반감의 존재가 될 수 있다.

아이도 시간이 지나면 성인이 되어 나와 같은 시대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3) 형식적인 성교육이 아닌 연령에 맞는 눈높이의 성교육을 해야 한다. 교과서적인 얘기보다는 실전에서 겪은 일을 쉽게 풀어낼 수 있다.


남자교사라면 보건교사나 동료 여교사 중 출산도 하고 아이도 길러본 경험이 있는 교사에게 시간을 바꿔 성교육을 부탁하는 것도 좋다.

사춘기 아이를 길러본 교사라면 자신이 학부모의 입장에서, 인생의 선배로서 한 번쯤 고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4) 무심코 내뱉는 내 말이, 어떤 아이에게는 일평생 기억하며 힘들어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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