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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랙홀 Feb 18. 2023

양질의 교육을 원하다면 교사를 존중해 줘라

예전의 교직은 선택받은 이들만 할 수 있었다.

고교를 졸업 후 시험만 과하면 되는 다른 공무원과 달랐고, 고졸신화를 써 내려간 대기업과는 달리 30년. 40년 전에도 대졸출신의 엘리트집단이었을 뿐 아니라 신체의 장애가 있으면 어려웠다.


예비고사뿐만 아니라 열손가락과 양말 속에 숨어있는 발가락까지 자잘한 신체검사까지 통과해야 입학의 기회가 주어졌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임용 전 사상에 문제가 있는지까지 신원조회를 해서 걸러내기도 했다.

교사들은 어디에 가서도 떳떳이 교사임을 밝혔고 그만큼 자부심을 컸다.






엊그제 교대가 정원미달이란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들이 좋고 나름 철저한 교육관을 지닌 우수한 교사들이 많음에도 암울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는 듯해서 마음이 무거웠다.


언제부터인지 교사를 위한 인권위원회가 생기고, 소송당하는 교사들이 생기고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는 교사들이 있다는 것은 역으로 교사의 인권이 침해되고 소송에 휘말리는 교사를 많아졌으며 정신적으로도 힘든 직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 교직의 장점은 참으로 많다.


1) 교직은 중간에 잘 릴 일이 없고, 현행범이 아닌 한 아이들 앞에서는 불체포권도 갖고 있다. 상사나 동료와 마찰이 생기고 베알이 뒤틀리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그만이다.


2) 대기업의 정년이 50대 중. 후반이고 일반 공무원이 만 60세지만 교직만은 만 62세까지는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으며 교실은 담당학생 외는 허용치 않으면 근무 중 교장이라도 함부로 들어올 수 있다.


3) 출. 퇴근도 법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출근했다가 칼퇴근한다고 해서 탓할 사람이 없다.

9시~17시. 또는 지역여건상 8.30분~16시 30분까지, 다른 모든 직종이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해서 9시~18시까지 이지만 교사만큼은 급식지도로 점심시간도 근무시간에 포함해서 8시간만 근무해서 17시까지이다.


같은 학교 내 근무하지만 급식지도를 하지 않는 교육행정직은 퇴근시간이 18시이다.

학생을 직접 가르치지 않는 장학사나 파견으로 일반행정직과 같은 일을 하면 역시 18시 퇴근이다. 


교실로 곧바로 출근해도 되고. 종일 교실에 있다가 그대로 퇴근해도 탓하는 이가 없다.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4) 일 년 12달 중 2달은 방학이다. 10달 정도만 근무하면 된다는 얘기다.

방학은 자기 계발을 하라는 이유로 특별히 교육법 41조에 의해 법률에 따라 눈치 보지 말고 당당하게 집에서 근무하라는 얘기다. 이때 여행도 갈 수 있고 친지도 만날 수 있다.


5) 단, 1년에 한 번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40시간의 연수를 받아야 하지만 이수증을 제줄 하면 인사기록부에 기재되어 승진 시 일정 점수로 가산되기도 한다. 

교육 관련 연수라면 연수비용도 지원해 준다.  내 부족 부분도 채우고 연수비용까지 지원해 주니 1석 2조가 아닌가.


알고 보면 매력적인 직업이고, 상사에게 고개를 조아릴 필요 없는 자존감 높은 직업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배우자 선호도 5위 안에 들었었다.


지금은 교직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 지방 대학 선발이나 임용고시에 인원이 충족되지 않는단다. 


왜 이지경까지 왔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더니 그동안 곪아오던 것들이 터져 그렇지 않을까 싶다. 전에도 간간이 있기는 했지만 이슈화될 만큼은 아니었다.



2. 내. 외적으로 2010년 전. 후 사회이슈로 수면 위에 떠오른 문제들이 있다.


1) 대학 입학 시 수급가능한 우수한 양질의 교대생을 뽑아 현장에 배치를 해야 한다.


입학은 어렵게 하되 졸업하면 그에 대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현재는 양적으로만 늘려놓고 뒷수습이 안 되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우후죽순으로 학생을 뽑아 4년을 가르침을 받고도 임용고시에 합격해야만 실질적인 교사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


임용고시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고 자격증을 갖고도 정교사가 못되고 계약직 기간제로 떠 도는 이들도 많아졌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무슨 사법고시도 아니고 의사고시도 아니고 약사시험도 아니고,,. 임용고시도 고시합격인데도  그만큼 처우를 해주지도 않으면서 예비교사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많아졌다.


바람직한 인성을 가진 교사보다는 고시에 합격해야 하니 교육현장도 그만큼 메말라져  간다는 생각이 든다.


2) 열악한 처우도 그렇다.

2023년 기준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2급 정교사로 출발하면 8호봉 약 210만 원 정도며, 1년에 1호봉씩 올라가는 호봉간 차이는 1 원도 안된다.


교사의 호봉체계는 1호봉(약 170만 정도)부터 ~40호봉(560만 정도)까지 있지만 대부분 8호봉부터 시작해서 최소 32년 이상을 근속해야 40호봉이 될 수 있으니 그 열악한 처우를 엿볼 수 있다. 일정호봉이 오르면 1년에 1호봉이 아닌 2년에 1호봉이 올라간다.


그래도 대학을 졸업하고 고시에 합격했음에도 위와 같은 대우를 받는다면... 나머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3) 교직은 전문직임이 틀림없지만 학부모들은 서비스직인 줄 안다.


애 둘만 돼도 방학이 되면 언제 개학하나 고대하면서 여러 아이를 대하는 교사에게 육만 원하고 교육을 위한 훈육은 허용치 않는다. 교사를 헷갈리는 만드는 순간이다.


다양한 가정의 색깔이 다른 아이들이기에 말로 되는 아이도 있지만 큰소리를 내고 엄하게 대해야 따라오는 아이도 분명 있다.

이는 부모들이 아이에 대한 특성을 알면서도 이론적인 것만 앞세우는 것이 될수도있다.


 아이에게 화를 내서도 혼내서도 안되며 시간에 맞춰 약을 먹여주라고 하든가 수업 중임에도 전화로 오늘은 하교 후 외갓집으로 보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갓 입학한 초등 1학년의 적응기에는 이해하지만 2학년이 되고 3학년이 돼도 요구하는 학부모도 있다.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학부모의 전화는 당연히 받기를 원한다.

아침일찍이건 밤늦게든 상관없다.

안 받으면 문자폭탄으로 이어진다. 수업시간에도 전화를 한다면 이는 최악이다. 다른 학생의 학습권침해가 되기도 한다.


자칫 교육이 아닌 보육을 하는 교사, 교육현장이 될 수 있는 상황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3) 학부모들의 과잉개입 태도도 문제가 있다.

교육과정은 연초에 도교육청의 기본지침을 받아 지역성과 학년성에 맞게 수정을 해서 가르친다.


일주일에 과목별 수업해야 할 시수도 정해지고, 법적으로 연간 꼭 이수해야 할 기본 수업시수도 지켜야 한다.

행사 등으로 과목 시수가 부족하면  다음 주에는 시간을 조절해서라도 맞춰야지 미루다 보면 연간 시수가 부족해 난리가 난다. 그래서 학기말이나 연말이 되면 일정과목으로 연속 수업하는 것도 이런 연유다.


법적시수를 맞추지 못하는 교사는 책무 불이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체험학습도 그 내용에 따라 적정한 과목시수로 잡아야 연간계획에 차질이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수가 부족하다고 6교시 수업을 8교시까지 해서도 안되고, 옆반은 하교하는데 우리 반만 연장 수업을 해서도 안된다.


이렇게 교사에겐 무한 자율권이 보장되는 게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주간학습과 실제학습이 왜 다르냐고 항의하는 학부모도 있고, 하루 배운 내용을 체크해서 연락이 오기도 하며, 준비해 준 학습준비물을 왜 사용 안 했냐고 묻기도 한다. 그날 사용 못하면 사물함에 보관했다 다음날 사용할 수도 있다.


이를 교사재량권이라 한다. 법으로 보장된 것이다.

주간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은 미리 계획한 것이라 수정의 의미가 있음에도 시사건건 따지듯 연락을 하는 분도 실제 겪어봤다. ㅠ


4) 아이들 사고는 공교롭게 교사가 보지 않을 때 일어난다. 사고는 스스로 다칠 수도 있고, 제3의 아이가 사고를 낼 수도 있다.


교사는 뒷퉁수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니고 화장실을 가느라 자리를 비울 수도 있다.

점심시간에는 교실, 운동장, 화장실 등등으로 아이들의 반경은 넓어지고 교사는 그 뒤를 모두 따라다닐 수 없다.

그럼에도 다치거나 사고가 났을 때  학부모는 그때 교사는 뭘 했느냐며 닦달한다.


통계학적으로보면 사고는 학교보다 가정에서 더 많이 일어나고, 아동학대도 가정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

이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앞. 뒤사정도 물어보지도  않고 교장이나 교감을 먼저 찾아가 큰 소리로 항의를 한다. 그 앞에 교사를 불러 혼을 내주라는 것처럼 핏대를 세우기도 한다.


학교 안, 교실 안에서 일어난 일이니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며 소송을 걸기도 한다.


때론 아이들 싸움에선 교사가 편파적이거나 방관했다며 주먹을 휘두르기도 한다.


그럴 때 교사들은 인권이고 뭐고 자괴감과 자존감이 바닥을 쳐서 정신과 치료받는 후배들도 봤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교사를 학부모는 환영하지 않으니 몰래 다닐 수밖에 없다.


상사나 선배에게 얘기하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경우는 '생큐'지만 오히려 '네가 학생을 잘못 다뤄서' 학부모에게 휘둘리는 능력 없는 교사, 무기력한 교사'로 낙인찍히기 싶상이니 함부로 말하지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병원신세를 지기도 하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5) 교사는 사람이지 성직자가 아니다.

해서는 안된다는 제약이 너무 많다.


교사는 험한 말을 해도 안되고,

성질이 난다고 학부모와 싸워도 안되고,  학생에게 바른말만 해야 하고, 

사생활도 건전해야 하고,

복장이나 언행에도 조심해야 한다.

폭력을 쓴다고 같이 폭력을 쓰면 방어를 했다고 해도 아마 난리가 날 것이다.


툭하면 교사가 그럼 안되지,

교사가 그럴 수가 있어?

교사니까 모범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라는 것이 사회통념이고 일반적인 해석이다.


물론 교사들의 태도가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퇴근 후에도 24시간, 아니 1년 열두 달, 그 직에 있는 동안 주변인식을 하고 살아야 한다면 숨이 막힐 것이다.


교사도 사람이니 실수도 할 수 있고,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니 시행착오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면 좋겠다.


차라리 이 꼴 저 꼴 안 보고 그만두겠다는 젊은 교사들이 많다면, 그래서 이직률이 높다면 아니 입학정원도 채우지 못하고 임용고시 인원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이미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지금도 아이들 교육을 위해 고민하는 학부모님도 있고 교사를 믿고 신뢰해 주는 분들도 많다.


또한 현장에서 투철한 교육관과 사명감을 갖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생님들도 많다.


제가 보고 생각하고 느꼈던 일이기에 주관적으로 글을 썼을 수도 있지만 학부모님이라면, 교사라면 한 번쯤은 겪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보육이 아닌 교육을 지도하고,

심신이 건강하며,

교직에 대해 자긍심을 지니 교사들이 교육현장에서 많아진다면 분명 우리의 교육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오늘도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모든 선생님께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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