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에 대한 심각성은 어제오늘 튀어나온 상황이 아니고 예전부터 있어왔다.
새삼스러운 건 아니지만 요즘은 초등학생부터 휴대폰을 갖고 있다 보니 온라인상의 가해 방법이 더 악랄해지고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이다.
아이들은 말한다.
왕따를 당하는 애는 왕따를 당할 행동을 하고, 폭력을 당할 얘는 그럴 행동을 골라서 한다고. 하지만 이는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교사들도 학생들의 움직임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고학년, 상위학교 갈수록 좀 지능적이라 처음엔 모를 수도 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사이의 분위기는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고, 피해자도 보이지 않게 지속적인 시그널을 보내기 때문이다.
관계회복을 위해 교사가 개입하는 건 분명 한계가 있다.
교사는 문제파악이나 초기 개입은 할 수 있지만 , 학폭은 교내뿐만 아니라 학교밖 같은 동네, 같은 학원 등 공간범위가 너무 광범위해 그 수위만큼은 전부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폭력으로 번지는 일은 극히 드물다.
사소한 것에서 시작해서 언어로 나타나고, 그다음은 좀 더 과감한 행동과 폭력으로 이어진다.
너무 착하거나 만만해 보이면 주변아이들도 리더와 함께 공격정으로 보이는 게 그들의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거주지 중심의 학군으로 진학을 하게 되어있다.
다른 지역으로 전 가족이 이사를 가면 모를까,
어린이 집에서부터 같은 유치원, 같은 학군의 초등학교, 같은 학군의 중, 고등학교로 진학을 하다 보면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에서부터 아이들은 무리를 지어 어울린다. 무리에는 크든 작든 반드시 리더가 있고, 리더 주변에 겉도는 아이들도 있다.
어린이 집에서 부터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는 동네 친구랑 같이 입학하는 초등학교에서도, 중학교에서 만나게 되니 그 마주치는 시간이 너무 길다. 길다 보니 예전의 사소한 것을 끄집어내어 왕따를 시키는 주도적인 아이가 있게 된다
따라서 내 아이가 피해자라면 가해자와 마주치지 않는 게 최선이다.
학폭위원회에서 징계를 해도 가해자는 다른 지역으로 강제 전학을 가도 같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니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생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 주변지역으로 이사를 가서 다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때론 필요하다고 본다.
대응은 학령과 학교급에 대해 그 방법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맥락은 같다.
강산이 세 번 변할 정도의 숱한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했고, 어쩌면 내 가까운 주변에서도 학교생활 부적응을 경험했으니.
몇 가지 예를 들어보려 한다.
* 아무리 미워도 친구의 험담을 절대 하지 마라.
험담은 가장 기초적인 왕따의 지름길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는 것처럼 돌고 돌아 결국은 상대방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
말은 하되 제삼자가 엮이는 말은 하지 마라.
* 친구의 폭을 두루두루 넓게 가져라.
리더 그룹의 친구들 옆에만 빙빙 돌다가는 지금은 리더와 친하게 지내니 다른 친구들 앞에서 덩달아 우쭐할지 몰라도, 리더는 자신이 떨쳐내면 쟤는 설 곳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걸 알게 되는 순간 친구들 간의 균형관계는 깨지고 종속관계가 이루어진다.
소극적인 친구나 평범한 친구들과도 골고루 어울린다면 나중에 왕따를 당해도 다른 친구들이 받아줄 수 있다.
* 불필요한 sns, 채팅은 하지 말아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은 더 과감해지고, 단체로 행동하면 무서울 게 없다.
껄끄럽다면 초대를 해도 들어가지 말고, 어쩔 수 들어갔다면 들어가서도 분위기에 휩쓸려 과격한 얘기나 따발총처럼 나대지 말아라.
다음에 채팅에 안 했다고 트집을 잡으면 집에 가면 부모님이 휴대폰을 관리하고( 온라인상의 부작용등 때문에) 귀가 후 내게 보내는 채팅은 부모님이 확인할 수도 있다는 것을 언질 해라. 부모님이 보는데 온라인상에서 깔 친구는 없다.
* 유별나게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마라
그저 평범함 속에 모든 것은 묻어가는 것이 최선이다.
까칠한 성격, 다른 아이 험담을 습관처럼 하는 아이, 응석받이, 누군가에게 의지하려는 아이, 툭하면 선생님에게 고자질하는 아이, 조금만 건드리면 눈물부터 보이거나 목젖이 찢어지라 울기부터 하는 아이, 언니나 오빠 등 상급생이 있다고 우쭐거리는 아이, 집이 부자라고 허세 부리는 아이들, 공부 좀 잘한다고 우쭐대는 아이 등은 타깃이 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게 꼴 같지 않게 보일 수도 있다.
* 눈치를 기르자.
눈치가 있으면 절간에 가서도 새우젓국을 얻어먹는다고 했다.
분위기를 파악해서 그때그때 행동해야 하는데, 친구 한 아이에게만 매달린다면 친구는 부담스러워할 테고 더 도망가려고 한다.
그런 친구에게'난 너만 있어' ' 내 마음이야'히며 스토커 하듯 툭하면 연락을 한다면 상대방은 지겨워 친다.
눈치가 있어야 하는 건 학교생활도 그렇지만 사회생활, 군대생활에도 매우 중요하다.
* 학교에서의 일은 메모장(일기장)을 준비해서 그날그날 기록한다.
오늘은 누가 내게 뭐라고 갈구었는지, 그때 내 기분은 어땠는지(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누가, 어떻게 , 왜 했는지에 맞게 구체적으로 쓰되 간결하게 써라)
해결이 안 돼 법으로 이어질 경우 일기장은 중요한 증거자료다. ~카더라는 소문은 필요 없고 증인이 돼 줄 만한 친구도 부담스러워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 학폭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그 상황을 사진으로 찍어두고(멍이나 상처) 부모는 그 가해학생을 직접 혼내지 말고, 사전에 가해 부모님께 미워도 역지사지 입장을 들어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말을 해라.
대부분 말을 하지 않고 성질 껏 때리거나 혼을 낸다면, 상대부모는 그 상황을 모르고 자식이 당한 것만 알고 길길이 뛰며 고소를 한다면 어른싸움으로 번진다.
* 가해자가 피해자의 휴대폰을 빼앗아갔다면 주변 cc-tvs나 방범 tv, 근처 가게나 인근 주차 자동차에도 모두 블랙박스가 있으니 내용물이 사라지기 전에 증거영상을 확보해 놔라. 우리나라는 증거가 입증을 주장할 수 있다.
평소의 메시지. 톡 등 주고받은 말도 캡처해서 보관해 두면 된다.
* 친구들과도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깡다구가 있어 혼자 놀 줄도 알아야 한다.
끼어주지 않는 자리에 처량하고 비겁하게 들어가려 하지 마라.
혼자서도 잘 놀고, 다른 b 그룹 친구들과도 어울리고 c그룹친구들과도 무난하게 지내면 어려울 게 없다.
* 특히 친구의 남사친(여사친)에게는 절대 말도 섞지 말아라.
가장 흔하게 학폭이 일어나는 빌미의 원인이 된다.
* 친구와 약속을 했으면 반드시 지키도록 하고, 변수가 생겨 못 지킨다면 미리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하는 게 좋다.
애초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아예 잡지 말아야 하고, 중간에 변동이 생긴 건 미리 상대친구에게 그 상황을 설명할 줘야 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사후가 아니라 사전에 말을 해줘라.
* 상황이 심각하다면 혼자서만 끙끙 앓지 말고 부모님과 학교에 말을 해라.
사전예방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일이 터지고 나면 학교에서는 사건이 확대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학교장이나 교감 및 담임 등은 사건이 일어나면 그만큼 평가에 영향을 받는다. 표현은 하지 않아도 가능하면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학교의 처사가 미진하다는 피해자 부모의 항의가 있을 수 있지만, 학교는 터진 일에 대해서는 매뉴얼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내 주변에도 좋게 말하면 학교생활부적응, 나쁘게 말하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결국 자퇴를 한 일이 있었지만 모든 일은 사전예방과 추후 대응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