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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랙홀 Oct 25. 2023

나이가 든다는 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엄마처럼 변하다는 거야.


쓸데없는 설명이 늘어나는 것도,

알면서도 괜한 고집을 부리는 것도,

전기세가 아깝다고 컴컴하게 지내는 것도,

음식이 단짠으로 변하는 것도,

자꾸만 옷 욕심을 내는 것도,

배를 채우기 위해 찬밥을 물에 말아 대강 먹는 것도,

향수를 진하게 뿌리는 것도,


그토록 싫어했던 엄마의 모습을

어느새 따라 하는 것은

나이가든 다는 거야




나이가 든다는 것은

아버지처럼 변한다는 거야


배가 고파도 부른 척,

돈이 없어도 있는 척,

외식보다 집밥이 맛있는 척,

추워도 따뜻한 척,

아파도 안 아픈 척,

갈 곳이 없어도 바쁜 척,

자식의 바른 소리도 못 들은 척,


그토록 싫어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어느새 따라 하는 것은

나이가 든다는 거야




(해 설) 


예전엔 부모님의 말씀이, 어른들의 말씀이

가성비 없는 도돌이표 노래와 같아

듣고도 모른 척, 알고도 모른 척했다.


이젠 시간이 흘러 그 나이가 되어보니

뼈에 사무치도록

가슴에 와닿는다. 마치 성인의 말씀처럼.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같은 실수는 하지 않겠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 나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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