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시집 커피가 그리운 날
바다
by
블랙홀
Nov 15. 2023
난 네가 무섭다.
아파도 아파하지 않고
슬퍼도 슬퍼하지 않고
소리쳐 반항이라도 해 보렴
목청껏 울어라도 보렴
아무런 말도 없이
묵묵히 그 자리에 있는
난 네가 무섭다.
난 네가 부럽다.
속살을 내놔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바람에 긴 머리를 날리며
휜 이빨로 겁박을 하는구나.
때로는 품에 감긴 기생처럼
때로는 의젓한 양반처럼
모두를 한 몸에 걸머지고 있는
난 네가 부럽다.
파도가 몰아쳐도
바람이 휘감아도
소리 없이 왔다가
소리 없이 떠나가도
천년만년 그 자리를 지켜줄
너야 말로 진정한 승자로구나.
그래서 나는 네가 싫다.
네 이름 바다
(해설)
난 바다가 정말 무섭다.
황량한 수평선에
가도 가도 끝도 없고
봐도 봐도 깊이도 없는
시퍼런 그 속을 알 수 없으니
더욱 무섭다.
가만히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더 할 수 없는 외로움과 고독에
님이 없으면
술이 없으면
살아가지 못할 것 같다
거대한 블루홀처럼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바다가 난 무섭기만 하다.
keyword
바다
기생
7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블랙홀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교육학석사
직업
자영업자
소송하는 여자(개정 2판)
저자
공무원 25년. 계약직 5년. 현재는 자영업을 합니다. 힘들고 화가나면 글을 씁니다. 좋아도 쓴답니다.
구독자
316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꿈
나이트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