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시집 커피가 그리운 날
실행
신고
라이킷
26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블랙홀
Apr 11. 2024
아카시아
그 해 아카시아는
만개하다 못해
처절하도록 지천이었고
,
홀로 선
뜰
앞
목련은
수줍게
화답하곤
했다.
그 해 아카시아는
진한 향기로
산 아래 달동네를
하얗게 하얗게
물들였고
,
볼 끝을 스치는 향기는
소녀의 심장을
별빛 장대에
대롱대롱
매달아 두었다.
그 해 아카시아는
밤마다
밤마다
보랏빛 꿈을
찾아가는
소녀의 길잡이가 되어
함께
떠났다
.
말동무가 되어
(해설)
매서운 봄바람이 앞섶을
휘젓는
여
고
2학년
때
우리는 성동구 중곡동
이 끝에서
은평구
저 끝으로
이사를
갔다.
신당동ㅡ동대문시장
ㅡ세운상가ㅡ종로학원거리ㅡ서울역 삼거리 ㅡ불광동으로
꺾어 들어
하루 2시간 이상을
콩나물
버스에 매달려 다녔어도,
마냥
좋았던
때
똑같은
집들이
나란히 있는
언덕배기
맨 끝자락에 있던 우리 집.
휑한 마당
한 편의
목련은
맨 먼저 맞아주었고
애
호박에 풋고추.
대파를 숭덩숭덩 썰어
뚝배기에 끓여둔
된장찌개는
기다리다 지쳐 식어갔었다.
5월
초저녁
,
낮은 담장에 기대
언덕아래 집들을
바라보면
휘황찬란
한 불빛이
들뜬마음을
부추기고
집뒤 돌
산의 아카시아는
그 진한 향기를
뿜어대다 못해
코 끝을 저리게 하고
눈을 들어 바라본
보랏빛
하늘에
우수수 쏟아지는 별이
온 천지를
물들이던
여고 시절
배 부르고 아프지 않으면
마냥 행복하기만 하던
꿈 많
고 웃음 많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아카시아
향기가
지금도 코 끝을
맴돈다.
keyword
아카시아
소녀
별빛
블랙홀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교육학석사
직업
자영업자
소송 하는 여자 (개정판)
저자
공무원 25년. 계약직 5년. 현재는 자영업을 합니다. 힘들고 화가나면 글을 씁니다. 좋아도 쓴답니다.
구독자
274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네가 가던 날, 비는 내리고
모정
매거진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