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랙홀 Jun 12. 2024

만경강 사이로

만경강 굽이굽이

돌고 돌아가고


빗속 개구리는

목청껏 엄마를 부르는데


뽀얀 물안갯속

숨어있는 청보리

엄동설한에도

잘도 버티었구나.


아이야

우산 속에

작은 몸 가리고

폴짝폴짝 뜀박질하다간

미끄러진다.


엄마가 부르는 소리

들릴 수 있게

멀리 가지 마라.

못 돌아 올라.




8년을 살고 있으면서도

만경강이 그리 가까이에 있는 줄 몰랐다.

세차게 내리는 빗 속

수로의 물길이

강으로 강으로

용솟음치며

달려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마침내 큰 강이 되어

자태를 뽐내려 한다.


물안개 뽀얀 사이사이로

속 살을 드러낸

청보리 밭자락 따라

듬성듬성 겨운 마을은

어릴 적 어머니 품만 같아라













매거진의 이전글 유월이 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