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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랙홀 Jun 12. 2024

만경강 사이로

만경강 굽이굽이

돌고 돌아가고


빗속 개구리는

목청껏 엄마를 부르는데


뽀얀 물안갯속

숨어있는 청보리

지난 엄동설한에도

잘도 버티었구나.


아이야

우산 속에

작은 몸 가리고

폴짝폴짝 뜀박질하다간

미끄러진다.


엄마가 부르는 소리

들릴 수 있게

멀리 가지 마라.

못 돌아 올라.




8년을 살고 있으면서도

만경강이 그리 가까이에 있는 줄 몰랐다.

세차게 내리는 빗 속

수로의 물길이

강으로 강으로

용솟음치며

달려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마침내 큰 강이 되어

자태를 뽐내려 한다.


물안개 뽀얀 사이사이로

속 살을 드러낸

청보리 밭자락 따라

듬성듬성 겨운 마을은

어릴 적 어머니 품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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