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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랙홀 Jun 02. 2024

유월이 오면

흐드러진 장미꽃 넝쿨

그 끝에 숨어있는 유월.

향기에 취해

아름다움에 취해

넋 놓고 보다가

화들짝 놀라보니

유월은 가까이 오라 손짓하고 있네.



흩날리는 장미꽃 잎새

그 속에 숨어있는 유월.

선홍색 붉은 피가

허공으로 날아오르다

엄마가 그리워

단발머리 님이 그리워

차마 가지 못 하고

 잎에 적셔있네.


조국을 위해

가족을 위해

산산이 조각난 철모는

찾아주는 이 없이

그 자리에 있건만.


어디로 갔니?

내 이름

내 청춘

내 그리움


장미꽃 잎 사이로

비둘기 울음소리로

나 여기 있노라.

목청껏 불러본다.

속절없이 지난 70여 년 동안.


날 잊지 마오.

날 거두어 주오.

이젠 쉬고 싶으니.





(해설)


유월은 항상 그립고, 항상 가슴이 저린다.


산하에 파묻혀 아직도 찾지 못 한

군번 없는 철모와 끊어진 군번줄이

차마 떠나지 못하고 있는


 흐드러진 빨간 넝쿨장미가 그들의 선홍 피인 양

깊은 산속 울어대는 산비둘기의 구슬픈 울음인 양


차마 잊힘을 서러워하

산하는 짙푸름 녹음으로 감춰버리고 있다.


유월은,

유월이 오면,

가슴속 깊은  뜨거운 저림으로

온몸이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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