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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블랙홀
May 17. 2024
너를 두고 오던 날, 비는 내리고.
열차로 두 정거장에 있는 널
5
년 만에야 비로소
만났네
.
미안하고
짠하기만
해.
30분
거리에 있었지만
왜 이리 먼 길이 되었을까.
바보 같은 내가 밉기만 해.
밥은 제대로 먹었는지,
잠
자리는 깨끗한지,
청소는 제대로 했는지,
옷은 제 철에 맞게 입었는지.
지난 시간들만큼
빛바랜 흔적들이 눈에 띄는 건
어쩔 수 없는
속상함이겠
지
.
세 시간 만에 돌아와야 하는 길
하늘도 울고
나도 울고
너도 울었어.
빗 속을 뚫고
오는
열차는
뭐가 그리 급한지
목청껏 기적소리를 내며
굽이굽이 잘도
달려왔지만
.
차창밖으로 빗 물 따라
어둠 속에
열차는 울고 말았어.
널 두고 오는 내 맘처럼.
(해설)
아이는 어릴 적 부모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
엄마는 직장으로
아빠는 외지로
흩어진 가족.
터울이 큰
형과 누나는
위협적이고 무섭기만 해서
달팽이처럼 안으로만 숨었다고 했다.
그렇게
아픈 손가락인 막내를
가까이 보기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함께 한 시간을 계산해 보니
아이의 삶 중
6%
밖에 되지 못했다.
한 번의 잘못된 내 판단으로
우린 10년째 떨어져 있다.
아이를 위해 직장을 관뒀다는 말이 무색하게.
한동안은 병원에 계신 친정엄마에게
한동안은 벌려놓은 일을 정리하지 못해
한동안은 코로나를 핑계로 왕래조차 못 했다.
그동안 아이는 마음이 병들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찾아가기 전엔 만날 수 없는 그런 상황.
24시간 운영하는 업장을 하는
못난 에미라서.
5년 만에
만났지만
3시간밖에 같이 있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
빗 속을 뚫고 달려오는 열차를 보며
내 가슴엔 피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저 업장이 정리되어
아이에게 돌아갈 그날이 빨리 오길
천지신명께 빌며.
신이 있다면
간절한 내 기도를 들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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