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가족> 후기
※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원치 않으시는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사진출처: <고속도로 가족> 스틸컷
실화를 각색하여 만든 영화라고 하여 호기심에 봤는데요.
생각 외로 잔잔하지만 재미있게 봐서 추천드리고자 리뷰를 씁니다.
영화는 한 가족 기우(정일우), 지숙(김슬기), 은이(서이수), 택이(박다온)이 어디를 향하는지 모른 채 그저 즐겁게 목적지 없이 걷는 모습을 비추면서 시작하는데요.
처음 봤을 때는 국토대장정인지, 아니면 노숙인지도 모를 느낌이었지만 결국 고속도로 휴게소를 걸어가게 됩니다.
'왜 이 가족들은 휴게소를 향해 가는 걸까?'라는 의구심이 피어나며 과연 이들이 왜 이러한 행동을 하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유가 더욱 궁금해서 계속 집중하게 되었네요.
가장인 기우(정일우)는 기름값을 빌미로 아주 소액의.. 성인이 신고하기도 애매한 금액을 빌리려 하며 꼭 되갚는다는 핑계를 대며 휴게소를 들르는 사람들을 등쳐먹죠.
요즘시대에 통하지 않을 법하지만 계획적인 기우(정일우)는 알맞은 타이밍에 아이들까지 동원하며 동정심을 자극합니다.
휴게소를 들른 영선(라미란)에게도 동일한 수법을 쓰고, 마음이 약한 영선은 앙상하게 마른 아이들을 보고 좀 많이 먹이라고 거금인 5만 원을 빌려줍니다.
그렇게 소소한 사기를 치면서 가족끼리 오순도순 보내나 싶지만, 결국 불법 야영이기에 쫓겨나게 됩니다.
그렇게 다시 다른 휴게소를 찾아 걸어가는 기우네 가족은 정처 없이 걷다 다시 다른 휴게소에 도착합니다.
직업상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는 영선은 다른 휴게소에서 동일하게 사기를 치는 기우를 보게 되고 기우는 얼굴에 철판을 깔은 채로 모르는 척하는데요.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영선은 결국 경찰에 신고를 하고 점점 긴박해지는 상황이 오는데요.
과연 기우네 가족은 어떻게 될 것인지 또 왜 그렇게 고속도로 휴게소를 전전해왔는지 실이 풀려가듯 점차 스토리가 풀리게 되는데요.
영화를 보며 알 수 없는 찝찝함과 동시에 궁금증을 유발하는 기우가족의 행태는 추후 밝혀지게 됩니다.
사실 정일우 하면 꽤나 훤칠한 미남의 배우라 이런 역이 안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반대의 모습으로 연기하는 모습이 적잖이 충격적이었네요.
영화의 주인공은 영선(라미란) 가족과 기우(정일우) 가족으로 주인공이 한 명이 아닙니다.
영선(라미란) 역시 주인공인 만큼 꽤 아픈 사연을 가지고 등장합니다.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상처받은 어른이 상처받은 아이를 보듬는' 현대사회에서 어른이 보여줄 수 있는 어른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되었는데요.
영선(라미란)은 기우의 부인인 지숙(김슬기)과 그의 자녀들을 마주하며 자신의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죠.
영선의 남편인 도환(백현진)은 지숙을 보며 상처를 극복하려는 행위가 그릇된 인지를 알면서도 크게 말리지 못하죠.
영선은 지숙과 아이들을 마주하며 점차 삶의 의미를 찾게 되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이자 구원이 되는 힐링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시간이 지날수록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지는 영화였네요.
영화자체가 가지는 전체적인 흐름은 차분하고 담담하며 정적인 느낌의 영화라 이런 유의 영화를 안 좋아하시는 분들은 지루하다고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정이야말로 고달픈 인생의 안식처요, 모든 싸움이 자취를 감추고 사랑이 싹트는 곳이요, 큰 사람이 작아지고 작은 사람이 커지는 곳이다. - Herbert George We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