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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매듭 Sep 13. 2022

모든 게 좋을 수는 없다.

친구들과의 여행일지 -호치민(베트남)-

ㅡ 더위가 가시기 시작할 무렵의 8월의 어느 날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기 위해 몇 달 전부터 준비한 여행의 당일

새벽 비행기를 타기 위해 부랴부랴 인천공항을 가게 되었습니다.


(좌)설렘 반 피곤 반 새벽 인천공항에서 대기  /  (우) 하태하태 벨리곰이다.

그렇게 비행기를 탑승하고 5시간 반 뒤에는 한국이 아닌 베트남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를 탈 때는 새벽이었으나 비행기에서 내리니 오전은 끝나버렸어요..


비행기가 1시간이나 지연 출발을 하는 바람에 여유롭게 잡았던 다음 일정은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빠듯하게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또 저희는 '무이네'라는 지역으로 이동해야 되기 때문에

택시를 잡고 버스정류장(우리나라로 치면 동서울버스터미널 같은..)으로 무브무브 하게 되었습니다.


겨우 버스 타는 곳(터미널?)에 탑승시간에 딱 맞춰 도착하고, 아침도 거른 저희는

정류장 앞에 포장마차(?)에서 반미를 구매하여 5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흡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버스 타고 5시간 반을 더 이동해야 됐기에..ㅠㅠ)

(좌) 공항을 나오고 외국임을 실감  /  (우) 버스타기전 일용할 양식(반미)를 포장하고 해맑게 웃는 친구 <찰칵!>


그렇게 버스를 타고 또 5시간 반을 이동하여 저녁이 되어서야 무이네에 도착합니다.

(이동시간만 엄청 길었네요....)


(좌) 휴게소는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비슷하네요  /  (우) 어묵튀김과 소세지 튀김


저희가 첫날 무이네로 바로 이동했던 것은 관광목적보다는 힐링을 하고 싶었기에 번화가에서 벗어난 조금은 한적하고 조용한 도시인 무이네에서 휴식과 힐링, 그리고 일출 투어를 보기 위해 코스를 짰습니다.


다만 저희가 간과했던 부분이 한국과는 다르게 땅이 커서 이렇게 이동을 오래 하게 될 줄은 몰랐던 거죠.


무이네로 도착한 저희의 머릿속엔 온통 '빠른 체크인과 식사'라는 생각으로 가득 찼습니다.


(좌) 드디어 도착한 무이네  /  (우)  호텔가는 길


무이네에서 마사지와 저녁 그리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생각 외로 길었던 이동시간으로 도착하니 해는 지고, 전날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잔 일행과 저는

거의 뻗기 직전이었습니다.


But 첫날을 그냥 보낼 수 없기에 가서 특산물이라도 먹자 해서 숙소에서 추천받은

해산물 요리집으로 출발!


(좌) 직접 고르는 해산물 (파다닥. 게 살려!)  /  (우) 해산물뿐만 아닌 고기류도 판매


(좌) 조개탕(?)과 월남쌈(?) 그리고 회  /  (중간) 모닝글로리라는 아삭한 야채  /  (우) 치얼쓰!


진짜 근 하루 만에 제대로 요리된 음식은 정말 음식의 소중함을 한번 더 느끼게 된 계기였습니다.

여러 개의 메뉴를 시켜서 흡입하는 도중 반쯤 먹었을 때였나? 무슨 비바람이 태풍급으로 불더군요.


밖에 3초 정도만 있어도 사진처럼 될 정도로 내리는 비는 베트남 우기 시즌에 보이는 '스콜'이라 하더군요.

(좌) 비바람에 아무렇지 않은 종업원들  /  (우) 지금나가면 이렇게 될지도..



흡입한 뒤 편의점에서 간단한 맥주 거리를 사려고 하니 비가 너무 내려 잠깐 대기하는 도중에

인상 좋게 생긴 아저씨가(카운터 근처에서 있길래 음식점 주인인 줄 알았음) 우리를 보더니 뭐라고 하길래 번역기로 '200m 정도 앞에 있는 편의점을 가려하는데 비가 너무 심하게 내려 잠시 기다리는 중입니다.' 라고 보여주니 매우 고민을 하더니 'OK' 하고 앞에 세워둔 지프(?) 차에 타라고 하더군요.


'우리가 음식을 많이 시켜먹어서 그런가? 가까워서 픽업해주나 보다. 해외 사람들 친절하네'

라고 생각하고 지프차를 탄 순간 아찔하게 되었죠.


친구들과 '땡큐땡큐' 하고 지프차에 셋이 나란히 타서 출발하는데 그 편의점을 지나서 쭉 가는 겁니다.


다들 ???????? 이런 표정이었다가 제가 Sir, Sir 하니 뒤를 안 돌아보는 아저씨..

갑자기 싸한 느낌에 친구를 보니 마스크 밖으로 삐져나오는 친구들의 급속도로 어두워지는 표정.

'뭐지? 편의점이 우리나라처럼 체인점인가?'라는 생각도 잠시 정말 아무것도 없는 도로 달리는데

겁나 싸해서 Sir, Sir, Turn!!!, Far From there(컨비니언 생각도 안남).


계속 진짜 부르니 슥 한번 얼굴 돌리고 간단한 손짓으로 걱정 말라는 제스처를 취하는데, 저 팔을 꺾어야 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납치당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 진짜 1초마다 STOP 얘기를 하니 그제야 멈추는 지프차.

'됐다! 멈췄을 때 잡아야 된다' vs '휴! 말을 들어먹는 거 보니 납치는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에서 후자의 생각으로 기울었고 다시 유턴해서 겨우 도착한 편의점.

(200m 거리밖에 안 되는데 걸어갈걸, 정말 후회 많이 했습니다.)


차에서 내리고 나니 친구가 하는 말 '저 아저씨 약간 쎄하던데.. 취한 거 같은 느낌이 들어'


그 말을 듣고 '타기 전에 왜 말을 안했냐' 하고 화를 내었습니다. (진짜 절대 해외에선 조심합시다.)

친구들은 '네가 알아서 얘기하고 타러 가길래 따라갔다'라고 하니 신중하지 못한 제 행동이 원인이었더군요.


어쨌거나 그렇게 납치(?) 소동은 마무리되고 과자와 맥주, 다음날 아침에 먹을 라면을 사서 숙소에 갔습니다.


(좌) 음식점에 강아지가 하이패스로 출입이 가능(?)  /  (우)  편의점에서 만나는 코리아 (반갑다!)

밥 먹고 맥주를 마시다 기절한 저희들은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4시 반 기상.

힐링을 테마로 코스를 짰는데, 여유롭게 짠 코스임에도 불구하고 엄청 타이트하더라고요.


(좌) 일출을 보러 온 관광객(투어지프)  /  (우)  화이트샌즈 입구


숙소에서 약 30분을 달린 결과 일출 코스 중 첫 번째 코스인 '화이트 샌즈' 입구에 도착하였고

저희 말고도 상당히 많은 관광객들이 있더라고요.


(좌) 일출보는것은 실패  /  (우) 사막안에 호수가?

수많은 인파들이 아침 일출을 보기 위해 왔으나 기상상황이 일출을 보게 돕질 않더군요.

다들 ATV 타고 인생 샷을 찍기 위해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고 저희 또한 인생 사진 건졌습니다.

지금 봐도 사막과 탁 트인 호수는 가슴 안에 무언가가 채워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렇게 첫 번째 코스를 마치고 두 번째 코스인 '레드 튠즈'로 이동.

(요정의 샘과 피싱 빌리지는 생략)

두 번째 코스인 레드 튠즈는 그냥 붉은 모래사막? 그 이상도 이하도 아녔네요.

코스 이동 중에 발견한 코코넛 트럭에서 코코넛도 하나 먹고, 방목된 소들도 구경했네요.

(좌) 지코보다 맛있는 코코넛  /  (우) 길가에 방목된 소들이?


둘째 날은 호민으로 올라가는 코스를 짜 놔서 저녁은 호민에서 즐기기 위해 버스 타러 갈 준비를 했네요.

다시 5시간 반 동안 버티기 위해 무이네 맛집을 알아보던 중 케밥이 있길래, 메모해두고

테트리스 맞추듯 일정을 살짝 틀어 먹으러 갔습니다.


(좌) 무이네 명물 '신밧드 케밥'  /  (우) 무이네 안녕~


진짜 무이네 가서 저 케밥은 꼭 드세요. 무이네 필수코스에 넣어야 될 정도 더군요.

가성비도 가성비지만 크기와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망고 주스)

시간이 없어서 부랴부랴 먹었지만 케밥과

주스는 입에 미소가 지어질 정도더군요.

(친구들도 말없이 먹느라 집중했던 음식)


그렇게 다시 호치민으로 올라오니 어느덧 저녁이더군요. (왜 이리 시간은 빨리 가는지..)

저녁 겸 술 한잔 하기 위해 친구들과 '여행자 거리(부이 비엔)'을 가서 맥주와 안주들을 시키고

이런저런 속 얘기들을 하며 둘째 날 또한 마무리했습니다.

(좌) 호치민 밤거리  /  (우) 술집에서 시킨 도전적인 메뉴와 성공적인 메뉴


마지막 날은 각자 하고 싶은 부분이 달랐기 때문에 식사와 커피를 먹고 난 뒤 다 같이 시장 구경.


(좌) 장인포스. 길거리 쌀국수  /  (우) 고기와 피쉬볼? 쌀국수
(좌) 과일 음료 가게 - 가게앞 과일을 배치  /  (우)  베트남 연유커피 - 정말 달달구리 합니다.


그 뒤로 남는 시간에 근처에서 각자 원하는 걸 하도록 했습니다.

친구들이 마사지받을 동안 저는 선물할 것들을 좀 더 골라보기 위해 시장 구경을 좀 더 했는데,

성수기 동대문시장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호객행위가 대단했네요.


(좌) 벤탄시장  /  (우) 귀국전 먹은 저녁

선물할 것들을 사서 카페에서 숨 좀 돌리고 저녁을 먹고 나니 어느새 귀국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좌충우돌 여행일기는 이렇게 마무리가 됩니다.


선입견과는 다르게 생각 외로 덥지도 않고 재미있었던 여행이었고,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구나'라고 느꼈던 여행이었습니다.


다음에 베트남을 간다면 멀리 가지 않고 힐링하다 올 거 같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이란 우리가 사는 장소를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편견을 바꿔주는 것이다. ㅡ 아나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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