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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매듭 Sep 17. 2022

수려하고도 잔혹한

영화 <어톤먼트>를 다시 보며

오랜만에 영화를 다시 보며 느낀 점은

'사랑 참 힘들다.'라는 생각이 드는 <어톤먼트> 얘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작은 퍼즐들이 하나씩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비극.

왜 하필 브라이오니는 오해를 했을까? 왜 하필 로비도 그런 실수를 했을까?

라는 아주 사소한 퍼즐들이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브라이오니가 했던 거짓말이 큰 방향을 불러일으키죠.


비극의 시작점

아마 이 영화를 보실 분들이라면 영화를 시청하기 전 사이다를 준비하고 봐주시고

영화를 보셨던 분들이라면 몸속에 가득한 고구마를 다시 한번 떠올리실 겁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색감은 전체적으로 명도가 높았다고 생각되었으며

주인공의 로맨스적인 서사를 펼칠 때면 마치 쨍하지만 기분 좋은 그런 맑은 날의

색감이 진하게 느껴졌고, 어두운 서사를 펼칠 때는 인물들의 관점에서 인물을 제외한

배경을 흐리게 블러 처리를 한 듯한 느낌을 주고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신체를

확대하고 축소하며 인물의 심경에 집중하게 되고 순간순간의 상황과 대사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좀 더 인물이 느끼는 감정에 집중하게 되고 영화의 몰입도가 증폭되지 않았나 싶네요)


영화는 '한 남자와 여자의 사랑'에 사연에 초점을 맞춰 얘기를 진행하지만,

저는 이번엔 조금 다른 부분에 집중하여 다른 시선에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사실 영화에 집중해야 하는데 너무 배우들의 가장 젊고 빛나는 모습에 매료되어

주인공 역할을 맡은 '제임스 맥어보이'와 '키이라 나이틀리' 외모가 출중해서

상황에 집중하기가 조금 어려웠던(?)거 같습니다.

물론 주인공들의 연기는 좋았지만 마치 색색의 존재감을 뿜어대는 듯 한 외모가,

로맨스적인 부분에서 돋보였지만 비현실적인 느낌(현실엔 없어.)이 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캐릭터는 영화 내에서 마치 실존하는 듯 대본(시나리오)에

몰입하게 도와주는 존재이며 그 존재가 시나리오 속의 상황에 몰입하도록 하는 도구이자 키인데,

예를 들면 마치 '아.. 저 인물은 진짜 실존하는 인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말이죠.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제게 이 영화에서 기억에 남게 된 부분은 '슬프고 아픈 사랑'이 아닌

'전쟁의 잔혹함'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전쟁'은 비극적인 사랑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방해물)였는데도 불구했지만요. 


인물들의 서사에 집중하여 영화를 풀어나갔으나 영화에서 보이는 몇몇 장면들이

사랑보다 전쟁의 '잔혹함'을 여실 없이 보여주어 더욱 제겐 안타깝게 와닿았습니다.


사실 어톤먼트는 고전문학 '속죄'라는 책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이고 충분히 잘 각색하여 만들었지만

책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기에 책과 영화 둘 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으니 영화만 본 분이시라면

책을 한번 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으실 겁니다. (다만 책도 고구마적인 부분도 염두하시길..)


사실 영화는 초반(사랑과 이별) - 중반(전쟁의 참혹함) - 후반(재회 그리고 속죄)

이렇게 세 파트로 나눠져 있고 사실 영화는 로맨스적인 부분이 강조되며

감각적이면서 감성적인 연출이 더욱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만들었는데요.

연인의 사랑과 이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제겐 유독 중반 파트 부분이 기억에 남는 장면인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왠지 '타이타닉'과 '로미오와 줄리엣'이 생각나더라고요.(기시감인가 싶기도 한)

(그 작품들도 사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외모 때문에 연기실력이 가려진 케이스라고 생각되네요)


물론 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이루어졌을 때의 카타르시스도 좋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더 슬프고 아련하며, 매력적인지'

이루어졌으면 하지만 그럴 수 없을 때

사람들이 더욱 열망하고 갈망하는 게 아닌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많은 얘기를 드리고 싶지만 독자분들이 영화에서 느낄 재미를 뺏어가고 싶진 않습니다.


오늘도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브라이오니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직접 씹고 뜯는 맛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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