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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매듭 Nov 04. 2022

'맛있는 것 + 맛있는 것'

드라마 <레버리지> 를 보고..

흔히 음식을 만들때 '맛있는 것 + 맛있는 것'으로 할 경우

높은 확률로 '더 맛있는 것'으로 완성된다.


허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한다.

반찬 하나하나의 존재감이 강할때 그렇다.


그런경우 섞었을때는 서로의 존재감이 너무 강해 흔히 말하는

'이맛도 저맛도 아닌' 상태가 되어버린다.


한국드라마 <레버리지>를 보았을 때, 느꼈던 감정이 그렇다.


해외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데, 사실 둘다 본 나로서는

한국판 리메이크에 상당히 실망을 했다.


간단한 시놉시스는

'꼼꼼한 보험조사원이 몇몇 분야에 특출난 사람(해커,싸움꾼,사기꾼 등)들과 함께

일련의 사건을 해결하는 스토리' 이다.


여러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좋은 소재니까 다 넣어도 괜찮겠지' 하고

다 넣어서 결국엔 오히려 먹기 힘든 요리가 탄생한 느낌이다.


비빔밥을 먹을때 여러 재료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돕는

'고추장'과 '참기름(들기름)'의 역할이 빠지면 안되듯이 

이렇게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이렇게 되어버린 드라마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아마 국내드라마 특성상 16화 이내에 끝내야 되기 때문에 급하게

진행하려다보니 이렇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서사의 중요성이 참 중요하구나 하고 많이 느꼈다.


딱 하나 좋았던건 러브라인이 없었다는 것? 아마 그것까지 넣었으면

회차는 정해져있는데 가뜩이나 집중하기 힘든데 더 고역이였을 것 같다.


모두가 '로맨스, 액션, 드라마, 힐링, SF, 코미디 등등' 좋아한다고 해도

집중할 요소에는 집중하고 버릴 요소는 버려야 하는 것처럼 적재적소에 썼어야 하는데..

어느정도 성공한 레버리지(시즌 5까지 방영)를 가져와서 시작했는데 이렇게 될 줄이야..


해외드라마는 시즌제를 거치며 서사를 탄탄하게 다지는데

우리나라 드라마는 시즌제가 도입된지 얼마되지 않았다.

(아마 방영당시에는 시즌제가 없었기 때문에 서둘러서 진행해 그렇게 되었을거라 믿어...믿는다)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이다.

요즘 들어 유튜버라던지, 인플루언서라던지. 새롭고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나서

사람들이 유튜버나 해볼까? 인플루언서나 해볼까? 하는데 좋아보인다고

급하게 이것저것 손대면 이도저도 되기 힘들다.


그러고선 '에이 안되네, 포기해야겠다.' 하는 경우도 있는데. 모든 단순간에 되는 것은 없다.

충분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서 만들어도 성공하는 케이스보다 그렇지 못한 케이스가 많은데

너무 짧은시간안에 너무 큰 기대를 걸다보니 그렇게 되는게 아닌가 싶다.


요즘 'MZ세대는 포기가 빠르다.' 라는 편견이 많다.

어쩌다 이런말이 떠돌게 되었고 사람들의 인식에 심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도 90년대생인 M세대이다.)


포기가 빠르다고 비판하는게 아니라,

'단시간의 노력으로 정말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가?

과연 충분한 시간을 거쳐 노력했는가?' 이다.


물론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공평한 '시간'이라는 귀한 재화를

씀에 있어 맞지 않으면 빠른포기가 낫다고 생각한다.


허나 '그냥 한번해볼까? 안되면 말지 뭐' 라는 마음으로

계속 재화를 허비한다면 결국 이도저도 안될거라 생각한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몰라서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위해

찾는 시간은 '낭비, 허비'가 아니라 '올바른 소비'가 아닐까 싶다.


원하는 바를 찾았으면 집지을때 기반을 다지듯이,

성장하기 위한 기틀을 잡듯이,

빠른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천천히가 아닌 철저하게

기반과 실력을 쌓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원하는 바가 있는데도 확신이 서질 않는다면

최소한 6개월~1년정도는 투자해봐야되지 않나 싶다.


그래야 진정 본인이 원하는 바가 맞는지, 본인에게 맞는지를

확인 할 수 있지 않는 최소한의 시간이 그 정도는 되지 않나 싶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호박과 토마토는 몇 주 만에 자라 며칠, 몇 주 동안 열매가 열리지만,

첫 서리가 내리면 이내 죽어버린다.

반면 나무는 서서히 몇 년, 몇 십 년, 몇 백 년까지 자라고

열매도 수 십 년 동안 맺는다.

건강하기만 하면 서리나 태풍, 가뭄에도 끄떡없다.


-존 맥스웰,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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