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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매듭 Feb 02. 2023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인간실격>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

*위 이미지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드라마의 내용이 유추가 가능한 부분을 포함하고 있기에 민감하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 나를 두고 떠나는 마지막 순간 6년 넘게 내려오지 못한 그 반평짜리 지구 위에서 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셨을까요.-  <병실에 누워있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강재(류준열)의 독백 中>


최근 봤던 드라마 중에서 이렇게 어두운 면을 시청자에게 드러내는 드라마는 오랜만이었다.


호불호가 꽤 갈릴 것 같은 우울한 분위기의 드라마지만 '인간실격'만의 특색 있는 면은 대사와 bgm에서

많이 돋보였다.


보통의 인간관계는 서로에 대해 얘기하고 알아가며 관계가 시작되지만, 이 드라마는 조금 달랐다.

오히려 대사를 줄이고 담백하게 함으로써 상황에 처해있는 캐릭터와 심상에 집중하도록 하였다.

필자가 느낀 인간실격에 대한 매력은 이러하다.


1. 대사를 줄이고 담백하게 읊음으로써 작중인물에게 더 집중이 되는 느낌이다.

 

 오히려 너무 담백해서, 마치 집밥처럼 심심하지만 부담 없이 잘 넘어가는 느낌이랄까

 <나의 아저씨>는 대본 캐릭터 ost 등 하나하나가 정말 맛있는 요리라면,

 <인간실격>은 소박하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엄마표 집밥이나 잔치국수 같은 느낌이랄까.

 절제된 대사와 행동이 오히려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감정과 슬픔을 증폭시켰다.

 

 단순하고 명료하기에 오히려 드라마에 집중을 도왔던 것 같다.



2. 죽음과 삶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


 사람이라면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해서, 느꼈던 감정들에 대해 솔직히 토로하는 캐릭터들을 비춰보며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그런 매력을 가지고 있다.


 본인들(류준열, 전도연)이 생각하기에 자신들이 어딘가 보통사람과는 다르다고, 자신들이 겪는 아픔과

 상실감에 대해 경험하여 '어디 한 군데가 텅 비어버린 게 아닐까. 보통의 인간들과는 다른 게 아닐까'

 그렇게 '인간실격'이라고 제목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들의 모습이 마치 그렇게 나이테를 둘러버린 게

 꽤나 아프게 느껴졌다.


 서로가 다른 삶을 살며 이어진 인연 따위가 없기에 서로를 이해하기보다는 그저 묵묵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모습.


 가끔은 그렇지 않은가? 정말 힘든 일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데 오히려 아예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털어놓을 때가. 문득 그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필자가 느끼기에 삶보다는 죽음에 더 가까웠던 주인공들(주관적)을 보며

 '누구나 죽고 싶은 만큼 힘든 일이 있었던 적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공감이 가는 건 아닐까?

  정말 힘들었던 그때 나는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며 더욱 공감했던 것 같다.


사람은 살면서 한 번쯤 아픔을 겪고 그 아픔은 객관적인 수치로 잣대 지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3. 엘리베이터 속에서 만나는 인물들 (강재, 부정, 창숙 기타 등등)


 회차를 거듭하면 할수록 엘리베이터 내의 거울에 카메라가 전환되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명운헤어컷이라는 스티커를 집중한다.


 드라마 초반부와는 다르게 엘리베이터 내에서 아무것도 관심이 없다가 점차 거울 속의 본인을 바라보고

 상대방을 생각하는 등 '무관심->관심'으로 변하는 강재의 모습은 점차 사람의 온기가 채워지는 따뜻한

 장면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관람포인트가 꽤나 쏠쏠하게 있는 편이니 잔잔한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감상하시길 추천드리고 싶다.

 아마 여운을 남기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



"아부지 나는.. 실패한 것 같애.  나 실패한 것 같애요 (중략)

길에서 고생해 가면서 키워준 아빠 생각하면서 열심히 노력하려고 했는데

노력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어

아부지 나는 아무것도 못됐어요

세상에 태어나서 아무것도 못됐어요,

결국 아무것도 못될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 외로워요 아부지 

아부지도 있고 정수도 있는데 그냥 너무 외로워요" ㅡ 인간실격 1화 대사 中



p.s 인간은 무언가 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 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인간으로서 쓸모없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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