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싹트는 시간
한 두 달 전 외로움이 부쩍 커져 모임을 들었다.
몇 번의 모임을 나가고 난 뒤에 사람들과 친해지기 시작하며 나름의 관계를 잘 쌓아가고 있었고,
그중 한, 두 번 만 난이도, 몇 번의 만남 끝에 친해진 경우의 사람도 더러 있었다.
남자들끼리는 으레 술 한잔 걸치면 쉽게 친해지지만 같은 성별이 아닌 경우는
조금 더 친해지는 데는 조심스러움이 많았다.
모임에 나가보니 나의 또래보다 어린 친구들이 주를 이루었고,
내 나이또래 친구가 없기에 조금은 섭섭하기도.. 부끄럽기도 하였다.
흔히 30대가 되면 안정된 직장, 자기 관리, 최신형은 아니더라도
본인소유의 자가용 정도는 가지고 있는데,
나는 그중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기에..
그러다 보니 '어쩌면 내 나이또래의 모임에 들어가기에는 자격이 충분하지 않기에
젊은 친구들이 있는 모임에 있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도 했다.
많은 것을 가지지 못한 나와 대비대는 또래들을 보면서 위축되기도 하였고,
또 다르게 생각하면 허송세월한 내 삶을 다시 되돌아보고 열심히 살라고
채찍질하라는 계기가 아닐까 싶기도 한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 좁디좁은 지역에 다양한 경험과 커리어, 매력을 가진 남성 여성들이 모이게 되었고
정말 신기하게도 다들 각자의 고유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모임은 더욱 활발해졌다.
하지만 늘 좋을 수만은 없듯이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사소한 부분부터 맞지 않는 부분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역시나 사람들의 다양성을 모두 포용하기는 너무 힘들었다.
많은 매력을 발산하는 여러 사람들 중에서는
첫눈에 호감 가는 사람도 있었지만, 다가가기엔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멀다고 느꼈고,
그냥 몇 번의 마주침만으로도 그 순간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많이 좋았다.
지인들은 내 얘길 듣더니 '아직 늦지(늙지?) 않았다, 용기를 내봐라'라고
용기를 주었지만 그 사람 옆에 서기엔 내가 너무 부족하다고 느껴지기에
차마 용기를 내지 못하였다.
20대 때는 정말 꽂히면 적극적이었는데, 30대에 와서는 이리 핑계를 대고
저리 핑계를 대며 숨는지... 감정을 표현하는데 정말 신중해졌다.
그러다가 문득 내 감정에 충실한 게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지만 혼자 좋아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
그저 지켜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걸 어떡하겠나?
그냥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티 내지 않고 그저 너무 멀지 않은 곳에서 혼자 마음을
잘 갈무리하려고 한다.
지금은 그게 내게 현재의 행복이고 그 행복을 선택하기로 했다.
다른것은 제쳐두고
인연이라면, 언젠간 잘되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저 그 친구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것만으로 만족하려고 한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Most folks are about as happy as they make up their minds to be. — Abraham Lincoln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에이브러햄 링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