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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라 Klarblau Nov 08. 2024

내 매장 옆에 같은 일을 하는 매장이 생긴다면

좋아해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한다. 

아닌가, 내 취향 독특해서 나만 이런다고 자랑하고 다니고 있다가 자신과 같은 취향 소유자 만나면 경쟁의식을 가질까? 
그렇다 하더라도, 서로 교류하면서 그 취향이 더 발전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공부나 연구를 할 때, 같은 분야의 연구자끼리는 서로 통하는 언어와 공감대로 편하지 않은가. 그런 사람이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다면 더욱 그 교류가 잦아지고 그 연구가 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에 자꾸 교류의 시간을 만드는 것 아닐까.


시너지를 내려고 노력하기


을지로거리 가게들이 그렇게 모여있어서 을지로에 가면 뭐든 만들 수 있다고 알려진 것은 하루아침에 누가 차려놓고 홍보마케팅으로 생긴 것이 아니다. 수십 년이 걸려서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뭐든 만들어주는 제작소로 알려졌다. (이제 개발논리로 없어지고 있지만...) 서로 모여서 맞물려가며 도우며 경쟁하며 수십 년간 그렇게 같은 가게들이 모였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혼자서 몇 십 년간 있었어도 그렇게 될 수 없고, 많은 사람들이 단기간에 그렇게 할 수 없다. 

거기서 옆 가게에 손님이 더 가네 덜 가네 그걸 따지기보다 서로 힘들 때 도와주고 잘 되면 나눠주었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홍대 문화라는 것도 같은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꾸 모여서 거기 가면 그런 문화를 즐길 수 있다고 인식이 된 것이고, 그런 문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계속 모이는 것이다. 혼자라면 생길 외로움도 달래고 서로 의논도 하고 하면서 남이 잘 되면 아 나도 분발해야지 하면서 서로 일도 같이 벌리고 했기에 그럴 수 있었다고 본다. 


꼭 그렇게 거대한 문화를 형성하는 것까지 생각하지 않더라도, 

혼자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이 훨씬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나는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가까운 곳에 있으면 너무 좋다. 

나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가까운 곳에서 사업을 한다고 한다면 난 좋아할 것이다. 

단, 그도 나와 같이 더 많은 것을 할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얼마 살지 않은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난 내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놓고 나가는 편이었고, 지금도 그런 것 같다. 

적어도 아이디어만 제공하기도 하고, 그중 내게 필요한 것은 개척해서 만들어놓고 내가 겪어놓고 나면 나중에 그것이 시스템화되는 경우도 꽤나 있었다. 

학교에서도 졸업 후 그것이 커리큘럼이 되어있기도 했고, 뭔가 만들어 판매해 보거나 만드는 법 워크숍을 진행해놓고 나면 누군가가 그것을 상품화나 시스템화하고 있기도 했다. 


지인들이, 이거 저 사람들이 따라해서 돈 벌고 있는데 오리지널은 나라고 말해주기도 하며 농담반으로 특허 냈어야 했다는 얘기도 꽤나 들었다. 그런데 난 그럴 필요를 못 느낀다. 

세상에 나도 완전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나도 어디선가 보고 내 머릿속에 그것이 있었던 것이 변형되어 나왔을 뿐이다. 오히려 나의 생각이 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면 영광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내가 그걸 계속하기 싫어서 수익화 시스템을 안 만들었는데, 그리고 그게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조금 나 혼자 좋아서 해 보고 말았는데, 사실 아깝기도 한 것을 그들이 대신해 준 것 아닌가. 당장 그걸로 돈을 벌고 싶고 벌 수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지, 나 같이 (당장 돈을 벌고 싶지만) 그것을 지속하기보다는 새로운 것 하는 것이 더 좋은 사람은 그렇게 분담되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난 내 능력을 쓸 시간을 남들 따라 하는 데에 쓰고 싶지 않다. 그 시간에 별 의미를 못 찾는다. 



그런데 가끔은 그것을 해 놓고 내가 먼저 그렇게 한 것을 도입했다고 연락해 주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이 세상에 많아야 하는데 희귀하다는 점에서 사실 안타까운데, 그렇게 인사해 주시는 분들의 그 인성을 존경하게 된다. 


그냥 따라 하는 것이 어찌 보면 세상 모든 존재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 동물도 식물도 주변의 것을 활용하여 살아가니까. 하지만 인간의 특성은 그것에 대해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점 아닌가. 나중에 인사라도 해 주면 그 챙겨주는 마음에 더욱 서로 힘이 나는 것 같다. 



옆에 나 같은 사람이 생긴다는 것은

더 나 자신이 발전하고 자극이 될 기회이다. 

당장 더 수익이 나는 것에 초점을 맞추라는 조언에 따르는 것은 결국 자기 손해이며 사회적 손실이기도 하다. 

당장 눈앞의 것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처지니 어쩌겠냐고 하는 것이 설득력을 가지는 현실이라는 점에 동의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쉬면 옆 가게가 봐줄 수 있고, 

가게가 둘 있으니 한 가게가 쉬어도 옆에 가도 되기 때문에 더 많은 고객들이 찾아올 수 있다. 

두 가게가 이벤트도 함께 열 수 있고 동료가 바로 옆에 생기는 것인데


이를 마다한다면?

이는 매우 배부른 자의 불만일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수강생이 자기 옆에 공방을 내겠다고 했는데 그 심정을 토로하였다는 것이다. 그는 그 수강생에게 좋은 말로 그러면 안된다고 하였다고 한다. 그러고는 억하심정에 화가 나 있었다고 한다. 

그는 그 수강생과 잘해볼 생각은 없었을까? 오히려 자기돈 안 내고 지점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 없었을까? 본인이 선생님이었다면 실력차이는 뻔할텐데, 그 수강생이 고객을 빼앗아간다고 생각해서 싫어했던걸까? 같이 있으면 더 풍성하고 탄탄하게 커갈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당장 수익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현상은 세상 모든 존재들이 교류할 때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것들이 가까이하기 시작할 때, 화학작용이 좀 있고 하나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이 인간관계에서는 불협화음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것을 '빼앗기는'것이 아니다. 주고받고 나누어야 서로 합쳐지고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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