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의 촉?(2)

by 초보 글쟁이

요양보호사의 일이 단순 육체노동이 아닌 전문적인

(그래서 자격증이 있겠지만) 업무라는 것과

어르신을 케어한다는 것은 보이는 것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까지 느끼고 위험을 방지해야 된다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그날은 모닝(07~14) 근무였다. 야간 동안 두 명의

요양보호사가 마흔 분의 어르신을 돌보고

아침식사 전 두 명이 더 출근해

총 네 명의 요양보호사가 마흔 분의 어르신의 식사를

책임진다. 식사 수발까지 포함된 시간이라

하루 중 적은 인원으로 가장 바쁜 시간이다.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은 아침이었다. 식사 수발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많아 먼저 1차 식사를 드리고 2차 식사를 위해

정리를 할 때였다. 어르신들을 앉히고 앞치마를 해드리고

먼저 드신 어르신들 식판을 정리하고 있을 때

5번 방 이 00 어르신이 화장실로 들어가시는 중이었다.


"이 00 어르신, 화장실에서 머리 감으시면 안돼요"


간혹 아침식사 전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으시기에

바닥에 물이 떨어져 미끄러질까 싶어 주의를 드렸다.

평소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잘 걷는 어르신이기에

특별한 조치 없이 밥차가 올라오길 기다렸다.

야간 근무 후임 선생님께서 5,6번 방 쪽으로 가시길래

"선생님, 뒷방 정리 다 됐어요"

하고 말씀드렸다. 선생님은 알고 있다는 듯 한쪽 손을 흔들며

5번 방으로 들어가셨다.

잠시 후, 선임 선생님들을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선생님들이 5번 방에 들어간 잠시 후 혈압계를 갖고 오라는

소리에 '사고가 났구나' 싶었다. 급히 혈압계와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들고 5번 방으로 달려갔다.

이 00 어르신이 화장실 바닥에 누워계셨다.

급히 혈압을 재고 산소포화도를 쟀더니 산소 수치가 잡히지

않았다. 응급이었다.

넘어지신 건지, 주저앉으신 건지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어

함부로 어르신을 옮길 수도 없었다.

즉시 119에 구급차를 불렀고, 아마도 산소공급기로

응급처치를 했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건 혈압이 낮게 나와 어르신 다리를 높게

지지한 걸 본 게 다였다. 사실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베테랑 선생님들이 세 명이 계셨으니 말이다.

또 그때가 식사시간이었으니 그 상황에도 다른 어르신들

식사는 챙겨드려야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어르신들의 식판을 꺼내서 갖다 드렸다.

"급하게 하지 마 천천히 해. 2차 사고가 나면 안 돼.

알고 있는 것만 어르신께 갖다 드려"

어르신들 식사 종류가 많아 혹시 실수할까 걱정되셨는지,

야간 후임 선생님이 다급하게 말했다.

어르신들의 식사수발을 드는 동안 구급차가 와서 어르신은

병원으로 이송되셨고 모닝 근무 선임 선생님이 동행하셨다.

폭풍 같은 아침시간이 지나고 잠시 여유가 찾아왔다.


"선생님, 알고 가신 거예요?"


밥 차가 올라올 때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는 것이

철칙과 같은 거였는데 정리가 다 됐다는 말에도 굳이

5번 방으로 가신 이유가 궁금해 물었다.


"요 며칠 어르신 식사량도 적고 해서 혹시나 싶어서 갔지"


그랬다. 지난 며칠 동안 어르신은 식사를 거부하셨다. 씹기가 싫으시다고 두유만 드셨다. 옆에서 계속 권유를 하면

그나마 한두 수저 뜨시고 또 뉴케어 같은 두유를 찾으셨다.

소식을 들은 딸이 걱정되어 어르신과 식사외출을

다녀왔다는 말도 들었다.


"외출 갔다 들어오실 때 얼굴이 하얗게 돼서 들어오셨다

하더라고 그래서 아침에 화장실 가시길래

나오셨나 가본 거야"


그래서 가보니 아직 화장실에 계셨단다. 어르신 성함을

불러도 대답이 없어 문을 열어보니

변기 옆에 앉아계시더란다. 성함을 불러도 눈도 안 뜨시고

해서 일단 바닥에 눕히고 선생님들을 불렀다고 한다.


만약 그 선생님이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가보지 않았다면

우리는 밥차를 기다리고 밥을 푸고 어르신들 식판을

갖다 드리고 그러는 동안 어르신은 더 위험해졌을지도

모른다. 같은 상황을 똑같이 보고 있었지만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이 역시 경험에서 나온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날 응급처치가 잘 되어 어르신이 무사하다는 소식이

들렸다.


요양보호사로 근무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매일매일이 긴장의

연속이고, 또 다른 일들을 배우고 경험한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마음을 다 잡는다. 요양보호사의 일은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며, 매 순간 판단을 잘해야 되는

책임 있는 직업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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