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엄마 요양원에 보낼 수 있어?

by 초보 글쟁이

일을 하게 되면서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를 얼마 전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오래 쉬다가 어떻게 요양보호사 일을 하게 됐는지,

힘들지는 않은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친구가 문득 물었다.

“그럼 너희 엄마 요양원에 보낼 수 있어?”

질문의 뜻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엄마는 혼자 지내고 계시지만 아직 식사도 잘 챙겨 드시고,

이웃이나 친구들과 잘 어울려 다니신다.

다리가 아프다고 하시긴 하지만 시설 등급이 나올 정도는

아닌데, 왜 그런 질문을 하나 싶었다.

혹시 다른 사람들처럼 ‘부모를 요양원에 보내는 자식’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요양원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는 건가?

라는 생각도 스쳤다.

“무슨 뜻으로 묻는 거야? 아직 우리 엄마는 요양원 갈

정도도 아니고, 등급도 안 나와.”

나는 애써 웃으며 대답했다.


그제야 친구는 속마음을 꺼내놓았다.

그동안 아버지가 주간보호센터를 다니셨는데,

치매 증상이 심해지고 거동도 많이 불편해지셨다고 했다.

어머니와 단둘이 지내고 계셨는데, 어머니의 건강도

좋지 않아 점점 힘들어하셨고, 급기야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일까지 생겼다는 것이다.

급하게 아버지를 동생 집으로 모셨지만, 집 놔두고 왜 여기

오느냐며 화를 내시고, 무엇보다 어린 조카들이 변한

할아버지를 무서워한다고 했다.

가족끼리 상의 끝에 요양원에 모시기로 결정했고,

시설 등급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로 모셔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나름대로 알고 있는 걸 차분히 설명했다.

“집에서 가까운 곳 위주로 여러 군데 다녀봐. 상담도 꼭

해보고, 혼자 가지 말고 가족이랑 같이 가. 아버지께는

말씀드리기 어려울 테니까 다른 가족이랑 먼저 가서 시설도

둘러보고,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물어보고....

열심히 말하고 있는데 친구가 뜻밖의 말을 꺼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요양원에서 진짜 학대가 있는지

그게 궁금한 거야. 너는 거기서 일하니까 잘 알 거 아니야?”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었다.


간혹 요양원에서 일어난 학대 사건들이 뉴스에 나오다 보니

걱정이 된 것 같았다. 사실 나라도 그 입장이면 당연히

걱정됐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일하는 요양원에도 그런 게 있는지

물어보는 거야?”

“학대가 있어도 말 안 하겠지. 네가 거기서 일하니까.”

“그런 거 없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게

어르신 인권이야.”

“전혀 없을 수는 없잖아.”

“간혹… 우리도 사람이라 어르신께 화가 날 때가 있긴 해.

근데 그것도 학대라고 하더라. 그렇다면 오히려 가정에서

더 많은 학대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그리고 친구가 다시 물었다.

“그럼 네가 일하는 요양원에, 너희 엄마 보낼 수 있어?”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응. 보낼 수 있어. 우리 요양원에... 그런데 그땐

내가 요양원을 그만둘 거야.”

“왜? 보호자 입장에서 원하는 걸 마음대로 말할 수

없어서?”

그것보다는 우리 엄마 때문에 선생님이 힘들다고 말하는 걸

내가 듣게 될까 봐 싫을 것 같아. 다른 층으로 가신다 해도,

결국 내가 또 그 층에 가게 될지도 모르잖아.

그래서 난 그곳을 그만둘 거고, 내가 그만두더라도 지금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을 믿고 우리 엄마를 맡길 수 있어.”


친구는 아버지를 요양원에 모시기로 하면서

가장 걱정됐던 게 ‘학대’였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친구는 내가 일하는 지역과 거리가 있어

우리 요양원을 추천해 줄 수는 없었다.


“어떤 요양원을 믿고 부모님을 맡길 수 있을까?”


친구의 그 질문에 나도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나 역시 궁금해졌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나조차도 쉽게 답하지 못하는

질문이라면, 보호자의 마음은 얼마나 더 불안할까?

어떤 요양원을 선택해야 하는 걸까?

같이 일하고 있는 선생님들은 그 답을 알고 있을까?

나는 그 질문을, 선생님들께 한번 물어보기로 했다






목요일 연재
이전 22화요양보호사의 촉?(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