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요양원을 선택해야 할까?

by 초보 글쟁이

친구가 부모님을 모실 요양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을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나는 선뜻 답을 해주지 못했다.

어떤 요양원을 선택해야 할까. 어떤 곳이라야 부모님을

모셔 놓고 마음 놓을 수 있을까.

며칠 전, 다른 층으로 가신 선생님과 저녁 식사를 하게 됐다.

이런저런 근황을 이야기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 물었다.

“선생님은 어머니 계신 요양원 왜 이 지역으로

안 하셨어요?”

가끔 모닝 근무가 겹쳐 함께 퇴근할 때면, 선생님은 엄마를

보러 터미널에 가야 한다고 하셨다. 요양원에 계신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얼마 전에는 부고 소식도

전해 들은 터였다.

“거기가 엄마가 사시던 동네라서 그곳으로 모셨어.”

“단지 그것 때문이세요?”

“돌아가시면 그곳에서 장례를 치러야 하니까.”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었다.

"엄마가 사시던 지역이라야 엄마가 안심하실 것 같았어

혹시라도 여기가 어디냐고 물으시면 그래도 아는 데라야

마음이 놓이실 거 같아서... 낯선 곳에서 지내셔야 되니까

지역은 아시는 곳으로 하고 싶었어"

나는 조심스럽게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혹시… 학대 같은 건 걱정 안 되셨어요?”

집게로 연신 익은 갈비를 뒤집던 선생님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왜? 누가 어르신 학대했데?"

“아뇨, 아뇨. 우리가 그랬다는 게 아니라요.”

나는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를 모실 요양원을 알아보고 있는데,

나에게 물어보더라는 말과 함께 나 역시 확신이 없어

선생님께 여쭤보는 거라고 했다.

선생님은 들고 있던 집게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어차피 요양원에서 내 부모를 자식처럼 돌봐줄 수는 없어.

우리도 그렇잖아. 믿고 맡길 수밖에 없어.”

“그래도 이런 요양원을 선택하라고 말해줄 수 있는 기준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요?”

“글쎄… 나는 처음부터 엄마 집 근처를 생각했고, 직접 가서

보고 괜찮겠다 싶어서 언니랑 상의해서 정했어.”

선생님은 말을 이어갔다.

“뉴스에 나오는 폭행 같은 학대는 솔직히 생각도 안 했어.

우리도 이 일을 해서 알지만, 그런 짓을 한다면 요양보호사

일을 하면 안 되지. 아니, 사람이 아닌 거야 그런 사람은…

다른 요양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해.”

사실 나도 TV에서 가끔 나오는 요양원 폭행 영상을 보면

놀랄 때가 있다. 저게 현실일까 싶기도 하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 저런 일이 벌어진다? 벌어질 수 있다?

선뜻 상상하기 어렵다.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자주 찾아뵈라고 해. 못 알아보신다고 해도

자주 가서 얼굴 보여드리라고. 처음부터 그런 걱정만 하면

요양원에 절대 모실 수 없어.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자식들보다 요양보호사들이 더 잘할 수도 있어.

오죽하면 ‘긴 병에 효자 없다’고들 할까.”

“저도 사실 우리 엄마를 요양원에 모셔야 하는 일이 생기면,

저보다 요양보호사들이 더 잘할 것 같아요. 전화할 때마다

싸우거든요. 아직도 내가 애인줄 알아요”

분위기를 바꿔보려 웃으며 말했다.

“좋겠다. 난 이제 싸울 엄마도 없어. 엄마 보러도 못 가.”

순간 마음이 울컥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 밖으로 나오니 찬 바람이 불었다.

선생님이 말했다.

“싸울 수 있을 때, 건강하실 때 잘해드려.”

그리고 잠시 망설이다가 덧붙였다.

“이건 내 생각인데… 그 친구, 아버지를 요양원에 모신다는

죄송한 마음 때문에 그런 걱정을 하는 것 같아. 자기가

아버지를 포기한다고 느끼니까, 요양원에서도 그렇게

대우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거지.”

선생님은 말을 이었다.

“그 친구에게 잘 설명해 줘. 부모를 요양원에 모시는 건

부모를 버리는 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선택일 수도 있다고… 무슨 말인지 알지?”

선생님도 그런 생각을 하셨던 걸까?


선생님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아직도 요양원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고,

부모를 버린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인식을 바꾸는 것이, 어쩌면 많은 요양원과 요양보호사들의 숙제가 아닐까 싶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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