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로 향하다

무작정 혼자 떠난 쿠바 여행

by 삼육오늘

내가 삼일 뒤에 여행을 가겠다고 마음먹었던 이유는 결심한 이상 시간을 지체하고 싶지 않았고, 시간 날 때 얼른 떠나고 싶었다. 무엇보다 머물고 있는 집 계약이 끝나는 시점이 삼일 뒤였다. 나는 그 다음도 준비하지 않고 그냥 떠나는 것이다. 한번 마음먹기까지가 힘들지 해 보겠다고 다짐하면 어려운 것은 없는 것 같다.




쿠바의 성수기는 보통 12월에서 2-3월까지라고 한다. 나름 쿠바의 겨울과도 같은 기간이라 30도 이상이 넘어가는 일도 없고 덜 습하다고 한다. 내가 있던 캘거리는 꽤 따뜻한 겨울의 날씨를 유지하다 갑자기 -20도 이하의 추운 날씨를 뽐내며 추운 게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려주고 있었다.


'그래 이럴 때 일 수록 따뜻한 나라지.'


왜 캐네디언들이 휴양하러 멕시코로 떠나는지 알 것 같았다.



몇 분씩 수시로 변하는 비행기표를 체크하고 블로깅하고 VARADERO와 HAVANA를 가기로 결정했다. varadero는 휴양지라 그다지 가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지만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해 Varadero도착 Havana출국으로 어렵사리 티켓을 구했다. 바라데로 호텔팩으로 2박 3일을 예약하고 하바나에는 로컬 하우스에 머물기로 했다. 내 여행 준비는 하루 만에 다 끝난 것이다.









캘거리에서 바라데로로!(Dec 10,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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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팩 메고 캐리어 하나를 들고 아침 일찍 집을 나왔다.

제발 눈만 안 왔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여전히 추운 날씨에 눈발이 조금씩 날렸지만 이 정도면 만족 스러운 날씨였다. 날씨가 극과 극으로 바뀌는 곳으로 가기 때문에 작은 캐리어 반은 여름옷으로 채웠고 반은 입고 있던 겨울 파카와 신발을 넣어 두려고 비워놓았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준비해 놓은 압축 지퍼백을 꺼내 다운점퍼를 최대한으로 줄여서 넣었다.




웨스트젯을 타고 캘거리에서 바라데로까지는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다른 때 같았으면 잠도 잘 잤을 텐데 준비를 제대로 안 해서 그런가 불안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어떻게 가야 하지?.. 스페인어도 하나도 못하는데..'


점점 현실이 되니깐 불안했다.

'좀 더 알아보고 올걸... 나중에 친구랑 같이 올걸...'

후회감이 조금씩 들기도 했지만 스스로 별일 없을 거라고 다독였다.





오기 바로 전 캘거리 도서관에서 딱 하나 있던, 그것도 2016년 개정판 Havana여행 책자를 대출했다. 그리고 쿠바 여행의 필수 어플이라는 maps.me를 다운 받아 왔는데. 내가 이번 여행 중에서 잘 한 일중에 하나가 이 두 가지를 미리 했다는 점이다.






오후 6시 45분 바라데로 도착



혼자 여행도 몇번 해봤고 평소에 침착한 편인데 예상과 다르게 밖은 너무 어두웠고, 일렬로 쭉 늘어진 대형 버스들과 사람들의 북적임이 뭔가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나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정신이 없어서 바로 옆에 환전소도 눈에 안 들어왔다. 공항 환전소는 비싼 편이라 필요한 만큼만 환전하라는 여행 책자의 말대로 Cnd 150만 바꿨다. 캐나다달러가 많이 떨어져서 잘 쳐주지는 않겠다 예상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도 더 적은 108.35 CUC(Convertible Peso)를 받았다.



이제 어떻게 호텔까지 가야할지 막막했다.

반 자포자기로 오늘 안으로만 무사히 호텔까지 잘 도착하자라는 심정으로 변했다. 지도나 무슨 정보라도 얻어야 겠다 싶어 사람들한테 투어리스트들을 위한 information centre가 있는지 물어 보고 있는데 옆에서 피켓을 들고 있던 남자 한명이 두리번 거리며 다가오며 묻는다.



"너 웨스트젯타고 왔어?"



내가 그렇다고 말하자 내 이름과 예약한 호텔을 알려달라고 하고 자신이 갖고 있던 리스트중에서 내 이름을 찾았다. 있을리 없는 내 이름을 한창 찾고 없다는 것을 안 그 남자는 호텔까지 어떻게 갈거냐고 되물었다. 택시를 탈까한다고 하니 택시는 가격이 비쌀테고 저기 22번 버스가 너가 가는 호텔까지 가니깐 10cuc만 따로 내고 타라고 했다. 그때까지도 상황파악 안되었는데 알고보니 내가 탄 그 웨스트젯이 항공권부터 이동 차량까지 다 포함된 호텔패키지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탄 항공이였던 것이다. 그 피켓든 사람들은 패키지투어를 이용하는 손님들을 찾아서 호텔까지 이동시키는 게 일이라서 패키지투어 손님을 찾기위해 웨스트젯 탔냐고 물어 봤던 것이다.


22번 버스 앞에서 불안한 마음에 서성이는데 아까 봤던 사람과 같은 유니폼을 입은 남자가 옆에 있어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 버스가 정말로 그 호텔에 가냐고 물었더니 23번 옆 버스로 가라고 했다. "저기 너랑 같은 유니폼 입은 남자는 나보고 22번으로 가랬어. 뭐가 맞는거야?"라고 했더니 22번과 23번 버스 운전사랑 다시 얘기하더니 " 23번 맞아. 22번이 원래 거기 호텔가야 하는데 지금 손님없어서 그쪽으로 안간데."

내가 확실한지를 되물으며 나 여기서 길 잃기 싫고 어디서 내려줄건지 내려서 어떻게 가야 할지 이것저것 물었더니 나를보며 "걱정마 내가 호텔앞 로비까지 데려다 줄께" 라며 웃으며 대답한다.


불안한 마음으로 버스 마지막 손님으로 올라탔는데 아까 얘기했던 빨간유니폼 남자도 같이 버스에 타는것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로비까지 데려다 준다고 했으니깐.. '

그 빨간 유니폼 남자는 이 버스의 가이드였는지 바라데로에 대해 꽤 재밌는 농담을 하며 열심히 설명해 줬다. 나와 두명의 동양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쿠바에 여러번 왔다고 했다. 그의 설명을 들으며 나는 마지막 손님으로 호텔로비 앞까지 아주 안전하게 내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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