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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육오늘 Jan 10. 2023

또다시 시작하는 여행

#0 | 에필로그_치앙마이 

퇴사하고 열흘 뒤 유럽으로 떠났다.

치앙마이는 3주간의 유럽여행을 마친 후 보름뒤에 떠난 곳이다. 

(그나마 기억이 생생할 때 치앙마이부터 글을 써보려고 한다.)



꽁꽁 숨겨둔 나의 여행 본능을 억지로 참고 참다

폭발하듯이 돌아다녔던 것 같다. 



세계여행이 목표인 사람도 있지만 나는 모든 여행지를 다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가보고 싶은 나라가 많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두 군데는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첫 번째는 태국의 치앙마이이고 나머지 한 군데는 체코의 프라하였다. 

코로나로 한국이 발칵 뒤집히기 바로 삼 일 전, 치앙마이로 가는 비행기표와 숙소를 모두 예매했다가 취소했다. 그때 당시만 해도 중국이 코로나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까지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아니 타격이 있어도 이 정도의 심각한 상황으로 다가올지 그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프라하와 치앙마이를 두고 고심하다 지역적으로 가까운 치앙마이로 결정했던 기억이 난다. 점점 코로나가 심해지고 직장인 인지라 내 욕심만 부릴 수 없다고 판단해 안타깝지만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오랫동안 코로나로 묶여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렇듯 내가 꼭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는 프라하와 치앙마이였고 2022년 마지막 두 군데를 모두 다녀올 수 있었다. 이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치앙마이와 프라하는 정말 꼭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것 같다. 내가 그렇게 말하면 '치앙마이는 왜? 거기 아무것도 없는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인터넷에서 본 치앙마이는 나에게 적당한 휴식과 놀거리가 제공되고 예쁘면서 적당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런 예술적인 동네로 인식되었기 때문이었다. 사진 한 장을 보고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처럼 나의 이유도 굉장히 단순했다. 여행을 하다 보다 보면 예상보다 좋은 곳이 있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곳이 생긴다. 

치앙마이는? 왜 사람들은 그렇게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원하는 걸까?

그냥 궁금하기도 했다. 




모든지 미리미리 준비하자!


유럽여행을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후였기 때문에 또다시 여행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가는 게 맞을까? 자제하는 것이 맞을까?"


3주 유럽여행을 끝난 지 며칠 되었다고 또다시 나갈 궁리를 하는 걸까? 스스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내심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핑계로 자신을 설득시키고 있었다. 매일매일 치앙마이 항공권을 보며 변동되는 가격을 보며 아침부터 새벽까지 질러, 말아?를 반복했다. 



결국 가기로 했다. 

그나마 저렴한 날짜로 선택

5일 뒤 출발



처음 항공권을 볼 때만 해도 직항으로 20만 원대 초반이었는데 이틀 만에 항공권이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직항은 포기하고 경유로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을 찾기 위해 검색에 몰두했다. 


인천-호찌민-방콕-치앙마이


아쉬우니깐 방콕에서 1박 2일 놀다 저녁에 기차 타고 치앙마이까지 가기로 했다. 

어쩌다가 방콕에서 치앙마이까지 슬리핑기차를 알게 되었다. 사실 아주 오래전에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 가는 슬리핑기차를 탔었는데 정말 끔찍했던 기억이 있었다. 친구와 기차 신기하다고 십 분 동안 즐겁게 사진 찍다 더블북킹되어 자리 새로 잡고 흔들림이 심해 잠도 제대로 못 잤던 기억이 박혀있다. 그런데 왜 나는 저게 또다시 해보고 싶은 걸까? 그렇듯 나의 길고 긴 치앙마이까지의 여정을 이렇게 잡고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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