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03_ 쉽게 믿지 못하는 사람이 된 이유
'언제부터 나는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게 되었을까?'
내가 태생부터 이런 성격이었나?'를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어릴 적에는 꼭 그렇게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내 마음이 네 마음일 것'이라고 착각하고 나만의 방식대로 열심히 베풀었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건 '내 마음과 다른 결과'로 왔다. 조금 손해 보는 게 차라리 마음 편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내 몸 조금 피곤하고 말지, 싫은 소리 하는 것도 듣기도 싫어 그냥 했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사회에서 오히려 바보? 아니 은근히 알아주지 않는 나만 짐을 지어가는 사람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똑똑해진 건지 꼼꼼해진 건지, 날카로워진 건지..
몇 달 전, 계약건으로 처음 만난 사람에게 '절대 사기 안 당할 것 같다.'라는 말을 들었다. 초면인 사람한테 그런 얘기를 들으니 순간 '내가 그렇게 깐깐하게 굴었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물론 이런 말에 상처받을 나는 아니지만 '내가 그런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는 했다.
솔직해지자... 그래, 나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 손해 보는 게 차라리 속편 했던 내가 더 이상 아니다.
직장인으로서 연차가 늘어날수록 회사 우리 속에서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룰 같은 건 없다는 걸 몸소 배웠다. 내 것을 지켜야 했고 눈치 없는 상사와 일할 때는 내 성과에 대해 한 번씩 상기시켜줘야 한다. 자기 PR 시대라더니 나처럼 겸손이 미덕이라 배운 사람은 책임만 져야 하는 사람으로 둔갑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뺏기지 않고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신을 항상 똑바로 차려야 한다.
싫은 소리 듣기 싫어 열심히 일했고 그래서 맡은 일만큼은 작우 실수도 용납되지 않았다. 누군가는 이런 성격 때문에 힘들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이런 성격 때문에 나를 믿어줬을 것이다.
회사라는 세계 안에서의 직장인이었던 나와 대표로 혼자 결정하고 해내야 하는 지금 이 세상은 또 다르다. 더 많은 감각과 본능을 일깨워야 한다. 계약 전과 후에 달라진 외주 업체의 태도에 실망하고 사업 초짜인 여자 대표라는 이유로 막말하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내 경험에 의한 '예민한 촉'과 '꼼꼼함'에 의지해야 한다.(물론 좋은 분들도 많다.) 내 꼼꼼함과 깐깐함 그 어딘가로 상대가 힘들어할지라도..
많은 사람들 속에서 좋은 사람이라고 느껴지는 사람을 만났을 때, 믿음과 신뢰가 형성될 때쯤 나 자신에게 되묻게 된다.
'나는 왜 이렇게 사람을 믿지 못할까?`
한눈에 사람을 알아볼 수 있다면 바로 마음을 열지 못했던 미안함이 없을 텐데.. 사람을 믿는다는 건 참으로 어렵다. 지금 이 글도 좋은 사람 앞에서 의심 아닌 의심으로 미안한 마음에 끄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