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일기)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

명상 1219일째

by 김경리

*저의 책 제목이 얼추 결정되었고, 이제 최종 수정 작업 중입니다. 온 힘을 다해 해보겠습니다...! 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는 실의에 빠진 가까운 사람에게 조언을 하거나 위로해 줄 때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너그러운 마음, 폭넓은 시야로 상황을 보고 응원의 말을 건넨다. 왜 그럴까? 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막상 나에게 그런 일이 닥치면 대개 그 현명한 시각을 잊어버린다. 갈등이 닥치면 상대방의 허물이 먼저 보일 것이고, 필요 이상으로 분노하거나 질투에 눈이 멀고, 의도를 곡해하고 상처받거나 상처를 주게 된다. 나에게 주는 득과 실, 나의 욕망, 나의 감정에 매몰되어서 시야가 좁아지고 왜곡되기 쉽다. 나는 매일의 명상이 이런 한정되고 왜곡된 관점을 벗어나는데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조언할 때 그렇듯이, 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좀 더 객관적이고 발전적인 맥락에서 보게 되는 것이다. 단번에 되지는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그 굴레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이처럼 가끔 발휘되는 현명함은, 상대방이 마음의 어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는 누구나 완벽하지 않으므로, 누군가를 지지하고 북돋아줄 때 내가 완벽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 단지 그 순간만큼은 고뇌에 빠진 아끼는 사람을 위해, 한정적으로 세상 가장 지혜로운 '눈'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다른 이를 위해 출구를 향해 빛을 비추며 나도 함께 나아갈 수 있다. 사람은 홀로 태어나 홀로 떠나게 되므로 혼자인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누구나 서로 돕고 도움 받으며,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 예로 최근 본 영화 <퍼펙트 데이즈> 주인공이 떠오른다. 가족과 단절된 채 홀로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조카가 불쑥 찾아온다. 왜 자기 엄마랑 친하지 않냐 묻는 조카에게 주인공은 '세상에는 다양한 세계가 존재하고, 모든 세계가 연결되어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네 엄마와 자기의 세계는 다르다고. 이때 조카의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럼 나는 어떤 세계에 있냐'고 물었다. 조카는 두 세계를 잇는 인물이자 두 세계가 사실은 '연결되어 있음'을 상징하는 존재라고 나는 느꼈다.(이 영화에 대한 후기는 책 출간 작업이 마무리 되는대로 올릴 예정)
그러므로 아무리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내가 지금 여기에 있기까지 도움을 주고 영향을(반면교사라도) 주었던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명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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