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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학 도슨트 Apr 28. 2020

<겨울왕국_#2>네 마음이 어땠니?

괴물이다! 괴물이야~

사고로 동생 안나에게 상처를 입힌 엘사는 세상과 사람들 사이에서 격리되어 스스로를 자책하며 두려움과 하루하루를 동행하게 된다. 안나가 엘사 방 앞에서 매번 '나랑 눈사람 만들래' 노래를 불러보지만 엘사의 마음은 동생에게 향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 스스로를 더 자책하게 만든다. 비운의 사고로 부모를 잃은 두 자매는 회복할 수 없는 관계의 강의 건너 서로를 마주할 수 없게 된다.


굳게 닫혀 있던 아렌델의 성문은 엘사 여왕의 즉위식으로 개방하게 된다. 성안에서만 외롭게 지내던 개방적 성격의 안나는  "언니 지금 나 너무 행복해.." 라며 참아왔던 속마음을 표현하지만 개방된 세상에 외로움에 지친 자신을 사랑해 주는 한스 왕자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다. 엘사는 '방금 만난 사람과 결혼할 수 없어'라며 안나에게 아렌델을 떠나라고 한다. 안나의 결혼 문제로 엘사와 피로연장에서 말다툼이 일어나게 되고 엘사의 숨겨졌던 마법의 힘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두려움으로 가득한 엘사는 마법의 힘을 통제할 수 없게 되고, 초대손님 공작이 엘사를 향해 외친다.

괴물이다. 괴물이야.


세상이 붙여준 이름표

"괴물이다

 괴물이야~~~~"


두려움에 떨고 있는 엘사에게 공작은 '괴물'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준다. 대중은 공작이 '괴물'이라고 엘사를 부르는 순간 여왕 엘사에서 괴물 엘사로 보게 된다. 자신을 두려운 존재로 마주하는 사람들을 피해 엘사는 북쪽 산으로 향한다. 억압되고 암울했던 과거 대변하는 장갑과 망토를 벗으면서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인 후 아름답고 빛나는 엘사로 변화한다. Let it go를 부르며 자신만의 성을 만든 엘사는 노래를 마치면서 굳게 성문을 닫아 버린다. 이 변화는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Let it go의 의미는 자신을 지키고 방어하려는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상징한다. 즉, 엘사의 성은 세상과 단절을 의미한다.


엘사가 상징하는 것은?

영화 속 히어로처럼 하늘을 날고, 투명인간으로 변하며,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초인적 능력이 나에게도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초인간적인 힘을 갖기를 바란다. 만약 엘사의 마법 능력이 나에게도 있다면? 축복일까? 

불행일까? 엘사가 상징하는 것은 인종, 성별, 장애인, 소수민족, 소수 성애자 등 세상의 '사회 소수자'를 의미한다.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우리는 세상이 붙여준 이름표를 달고 살아가는 '사회 소수자'에게 아무런 생각 없이 만들어진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우리가 '괴물'이라고 부르는 순간부터 그들은 '괴물'이 되는 것이다. 사회 소수자나 타인에 대한 근거 없는 적개심을 버리고 그들을 이해하고 포옹하는 노력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그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아무도 들이지 마, 누구도 보게 하지 마

 항상 그래 왔듯 착한 소녀가 돼야 해

 감추고 의식하지 마, 누구도 알아채면 안 돼

 이제 그들은 알아버렸네

 Let it go, let it go

 더 이상 숨길 수 없어"


"괴물이다. 괴물이야~"

네 마음은 어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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