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을 온몸으로 느껴봐
발도르프 학교 교실에 가면 탁자 위에 실크로드를 통해 유럽으로 전해졌을 고급 비단처럼 보이는 소탐 한 천이 놓여 있고 천위에는 계절의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물들이 놓여 있다. 발도르프 학교에는 예술 같은 작품을 '계절탁자'라고 부른다.
계절탁자에는 계절이 변화할 때마다 주변에 있는 자연물로 장식을 한다. 도토리, 나뭇잎, 나뭇가지, 돌, 꽃, 씨앗, 조개껍데이, 양모, 수제 인형, 초 등으로 장식한다. 계절탁자를 보고 있으면 계절을 품은 작품 안에서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계절탁자의 느낌이 좋아서 아이들은 집에도 자신만의 계절탁자를 만든다. 계절탁자를 만들기로 한 순간부터 놀라운 변화가 아이들에게서 보인다. 여행을 가고 산책을 하고 놀이터에서 놀다가도 주변에 있는 자연물에 관심을 갖는다. 자신의 계절탁자에 장식할 나뭇가지, 돌, 조개, 흙, 꽃 등을 관찰하고 어울릴만한 자연물은 집으로 가지고와 계절탁자에 장식을 한다. 아픈 친구가 생기면 초를 켜고 친구를 위해서 기도를 하고, 얼마 전 아빠가 글이 당첨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다고 한다.(기특한 녀석..)
계절탁자는 단순히 계절만을 담은 작품이 아니다. 자연이 간직한 사연과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모양을 보며 호기심을 갖고 자연에서 시간의 흐름과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계절탁자에는 보이지 않은 소망도 담겨 있다. 눈부신 태양과 드넓은 하늘까지 선명한 색깔을 다 칠한 느낌, 계절탁자를 통해 아이는 자신만의 색을 띠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