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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leis Jul 04. 2023

슈만 피아노 협주곡 Op.54

오래된 피아노 악보가 있다. 쇼팽의 왈츠와 마주르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이사를 거듭하며 악보들을 버려왔지만 어쩌다보니 살아남았고 그만큼 손에 익었다. 가끔 그 악보들을 펼치고 익숙한 곡들을 차례로 쳐나가다보면 문득문득 어떤 깨달음이 스쳐간다. 그리고 나는 희열을 느낀다. 인생이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구나. 인생이란 처음과 끝이 좋으면 다 좋구나. 


헨레 앱으로도 악보를 구매하는데, 내 구매목록에는 바흐와 쇼팽,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등의 유명한 작곡가의 작품들이 있다. 보통은 소나타, 인벤션, 에뛰드, 발라드, 왈츠 등 작품집 전체를 통으로 구매하는 편인데 그러다보니 그것들을 쭉 쳐나가게 된다.  


치다보면 의식하지 않아도 그 곡들은 하나하나마다 고유한 감정과 생각이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어떤 곡에는 고뇌가, 어떤 곡에는 슬픔과 방황하는 생각이 담겨있다. 그러다가도 아름다움이, 자연에 대한 경외가, 연인에 대한 사랑이, 반복되는 문제들이 달콤 씁쓸하게 표현되어있고, 그것의 해결도 또는 미해결도 담겨있다. 한마디로 인생이 담겨있다. 음악이 보편적인 언어라고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피아니스트가 곡을 연주한다는 것은 그 곡을 쓸 당시의 작곡가가 느꼈을 감정과 생각을 고스란히 재현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연히 발견한 엘렌 그리모의 슈만 연주는 그것을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그때그때 자신의 기분과 맞는 곡은 치유의 역할까지 대신해주나보다. 인간 삶의 애환을 느끼게 해주는 곡을 들으며 조금은 힐링되는 느낌이다.


https://youtu.be/NCeTl85p-W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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