썼던 글을 하나 지웠다. 그런데 잊혀지지 않는 문장이 있었다. 이 사람들도 모두 사라진다.. 였다.
이상하게도 그 말이 위안이 되었다.
모두 사라진다. 우리 모두 사라진다.
이 근처 대형마트, 거기에 가면 때때로 드는 생각이다. 계산대 앞에 줄서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가끔 ‘우리 모두 여기에 있네. 그런데 이런 우리들도 언젠간 모두 사라져..’ 하는 생각을 했다. 마트에서 장본 걸 끌고나와 제각기 흩어지는 사람들을 보면 대본에 충실한 연극 무대 위 배우들 같았다.
이 사람들은 그걸 알고 있을까.
불안과 고민, 걱정이 일시에 사라지는 느낌도 든다.
쉽게 없어지지 않을 불안도, 분노도
우리 모두 언젠가는 다 사라지고 없을 것을 생각하면..
우리 모두 사라진다.
이 생각을 집에서 가족과 있든,
직장에서든,
자주가는 마트에서든 해보면 어떨까.
우리가 순간순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들이 더이상 그렇게 중하게 다가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금 여기 내 눈앞에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질텐데 이게 꿈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눈을 뜨고 꾸는 꿈이다.
꿈과 같이 웃고 운다.
지금 한번뿐인 연기를 하고 있는데 진짜인 것처럼 몰입해버린다.
이 무대도 사라지고 우리도 모두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