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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leis Jul 04. 2023

꿈 - 천국의 맛

꿈에 변화가 생긴것인지 추적하기 위해 써보려 한다. 


오랜만에 수학문제를 푸는 꿈(나에겐 난이도 최상급의 힘든 꿈)을 꿨다. 교수가 사람들을 지목하여 나와서 배우지도 않은 수학문제를 풀게 했고, 하나 둘 사람들이 나가서 신기하게도 잘 풀어내고 있는 동안 나는 불안에 떨며 지켜보고 있었다. 꿈이란 걸 모르고 어떻게 여기서 벗어날 길이 없나 찾고 있었다. 정말 수학하고 웬수가 졌는지 쯧쯧


그 다음날은 꿈에 내가 안 나오고 다른 여자분이 주인공으로 나왔다. 항상 꿈의 주인공은 나였는데.. 나는 그저 관찰자였다. 


어제의 꿈 - 찰나의 행복 (이런걸 지복이라 하나)을 맛보았다. 한 일 이초정도의 짧은 순간이라 참 뭐라하기 어렵지만 그 짧은 순간에도 뭔가 다른 의식상태임을 느꼈다. 정말 행복한데 마음이 고요했다. 행복하면서 고요할 수 있다니. 특별히 뭘 한 건 아니고 그저 누군가를 도와주었는데 그 순간에 내 마음속에 아무 생각도 판단도 없었다. 어 뭔가가 없다! 라고 느꼈고 아마도 에고가 없다 혹은 판단이 없다. 어떤 결정을 할 때 (누굴 도와줄 때 조차도) 아무 판단이나 생각없이 한 적이 없었는데 그게 없었다. 나는 그저 자연스럽게 그 일을 하고 있었다. 감옥의 창살이 잠시 들어올려진 것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을 기호로 표시하자면 — 쯤 될 것이다. 작든 크든 항상 요동치고 있던 마음이 갑자기 정지한 순간이었다. 그게 얼마나 평화롭던지 깨어서도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지복의 상태, 명상에 잠긴 상태.. 듣기만 해도 재미없을 것 같았는데 직접 느껴보니 정말 찰나라도 더이상 원이 없을 만큼 좋았다. ‘나’라는 생각이 없어진 상태. 창살이 걷힌 상태. 갑자기 — 가 된 상태가 얼마나 평화로웠는지.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판단하지 않는 그런 상태, 나에게 이로울지 아닐지 고민하지 않는 상태 뭐 그런 것이었다. 명상을 하는 동안에도 그런 상태는 없었다. 잠시 천국을 엿본 느낌. 


그런데 꿈 속의 ‘나’는 스크린에 비춰졌을 뿐 그 느낌을 느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걸 느끼는 건 꿈을 꾸는 나, ‘나’를 ‘나’로 인식하는 꿈 밖의 존재였다. 그런데 그 존재가 그걸 느끼는 와중에 그걸 관찰하고 알아채는 건 또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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