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leis Oct 01. 2023

머물고 싶은 순간

글을 쓰며 틀어논 유튜브 클래식 리스트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이 나온다. 바로 저거였어 라는 생각이 드는 멜로디다. 때맞춰 밖에는 비가 오기 시작한다. 이런 와중에 잠시 전자담배를 입에 무니 세상은 이처럼 환상과 사랑으로 가득차있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저 악보를 구매해야겠다.


글을 쓰고 라흐 피협 3번이 나오고 나는 집안에 있는데 때마침 비가 온다니

아름다운 순간이다. 아마도 이 순간을 평생 기억할 것 같다.

커피까지 있으면 완벽한데.


임윤찬의 연주다.

멍하니 밖을 바라보다 글을 쓰다 한다.


적절함의 순간, 가끔 인생에는 이런 순간들이 찾아온다. 아주 오래 머물고 싶은 순간.


이 모든 공기들과 떠도는 분위기를 모두 흡입하고 싶은 순간.


방금전까지만 해도 해가 짱짱했는데.



이제 비는 아름답게 일직선으로 내리고 있다.


점점 약해진다.


새들이 이리 저리 날아간다.


곧 무지개가 뜰 것 같다.


비가 약해지고 피아노 소리가 점점 커진다.


역시 사람은 글을 써야 축복을 받는 것인가.


앗 임윤찬이 아니라. 선우예권씨였네.

매거진의 이전글 감미로운 감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