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피아노에 대한 열정에 감명받았어요.
언제나처럼 밤에 피아노를 연습하던 나에게 딸이 다가와 말했다.
그럼 당연하지, 이건 내 심장인 걸.
내가 대답하면서도 내가 놀랬는데 딸은 더 놀란 표정이었다.
I get it. 딸이 말했다. 자신이 재봉틀앞에서 하는 생각도 그와 비슷하므로 엄마를 이해할 수 있다는 거였다.
I get it 이 이럴때 쓰는 말이었구나. 그리고 딸에게 옷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더 소중했구나.
그래그래, 우리는 꼭 껴안았다.
피아노가 내 심장이라고 말하면서
딸이 그 순간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자동적으로 떠올렸다.
딸인 내가 아니고, 자식인 우리들이 아니고
고작 저 피아노가 엄마의 심장이라고?
피아노를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그렇게까지라고?
생각이 소리가 되어 들릴수 있다면
쿠쿠쿵!! 하는 소리가 딸과 나 사이에서 들린 것 같았다.
약간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말했으니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생각해본다.
아이들은 나의 심장일까.
모성애가 있는 엄마라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
스스로의 모성애를 의심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이들은 아이들
나는 나
남편은 남편
서로의 심장이 될 순 없다.
내가 그의 심장이 될 수 없고, 아이들의 심장이 될 수 없다.
엄마도 그 누군가의 심장이 될 순 없다.
그래도 우리 엄마가 무언가를 자신의 심장이라고 한다면
나는 물어보고 싶을 것 같다. 나는 뭐냐고.
나는 엄마에게 어느정도에요?하고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