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배는 따로 있는 게 틀림없다.
짭쪼롬한 버섯 요리를 흡입하고 나니 마구 불타오르는 식욕, 디저트로 단 것을 먹어줘야 했다. 단짠단짠의 법칙.
이곳도 검색하자마자 나오는 곳이었다. 동시에 가장 많이 눈에 들어오는 곳이기도 했다. 역시 마요르 광장에서 멀지 않다. 24시간 영업을 하는데다가 1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츄러스를 만들어온 곳이라고 한다.
오늘의 디저트는 스페인의 전통 요리 츄러스(churros). '추로스'가 옳은 표기지만, 왠지 '츄러스'가 더 맛있어보인다. 내가 아는 츄러스는 어릴 적 놀이공원에서 처음 맛본, 설탕을 듬뿍 묻혀 한 입 베어물면 설탕이 우수수 떨어지는 쫄깃한 그것인데... 스페인 현지에서 파는 것은 모양도 맛도 사뭇 다르다.
크게 나누면 두 가지 종류로, 길쭉한 모양은 '츄로', 짧고 굵은 건 '뽀라'라 부른다고 한다.
산 히네스의 츄러스는 설탕을 뿌리지 않고 담백하게 튀긴 다음 진한 초콜릿을 찍어 먹는 방식. 뽀라를 주문할 수도 있었지만 가장 기본 메뉴를 먹어보기로 했다. 잠깐 줄을 서서 기다린 다음 카운터에서 주문을 하고 주문표를 받아 바깥에 있는 아무 테이블에 앉아 있으니 금세 자리로 갖다 준다. 메뉴 이거 시킨거 맞냐고 세 번이나 물었는데 왜인진 모르겠다...
내가 혼자 너무 많이 시켰나..?
그렇다.
혼자 세 가지를 시키긴 했다. 츄러스&핫초코 세트에 입가심을 위해 찬 우유 한 잔을 추가로 주문했다. 세트가 4유로에 우유가 1유로 조금 넘었던 것으로 기억. 갓 튀겨내어 바삭하고 뜨끈한 정통 츄러스를 찐득~한 초콜릿에 푹 찍은 다음 바로 입으로 직행…….
와,
천국이 따로 없음.
초콜릿도, 츄러스도 둘 다 따끈따끈한데다가 약간 쫄깃하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에 가득찼다. 초콜릿을 찍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는 츄러스인데, 엄청나게 진하면서도 너무 달지 않은 초콜릿에 푹 담그기까지 했으니 더할 나위 없었다. 초콜릿 향이 그윽하게 퍼지는 게 무척이나 행복했다.
버섯 요리 한 접시를 다 먹고 배가 꽤 부른 와중에 츄러스 6개를 다 해치웠다. 짠거 먹고 단걸 먹으니 배가 리셋이라도 되어버린 듯.
운영시간 : 매일 24시간 연중무휴
전화번호 : +34-91-365-65-46
홈페이지 : https://chocolateriasangines.com/
그 외에도 마드리드에는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식당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곳,하몽 요리가 맛있다는 곳 등등 많은 맛집들이 있었다. 다녀온 이후에 더 알게 되었고 그저 지금 내가 거기에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
여행에 애정 가득한 에디터들의 액티비티 플랫폼, 클룩(Klook)에서 연재하는 글입니다.
매주 화요일 스페인-포르투갈 여행기 보러 오세요.
편하게 보시려면 '구독하기'를 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