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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룩 KLOOK Nov 14. 2017

제11화. 스시의 도시, 오타루에서 텐동을 외치다

스시말고 와사사키 텐동

오타루 와키사키 텐동


오타루는 스시의 도시다. 

하지만, 스시의 도시에 왔다고 반드시 스시만 먹으란 법은 없다. 

큰 항구가 있어 재료 수급이 원활한 오타루라면, 분명 스시집 말고도 맛집이 많을 거란 기대를 안고서 식당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해서 발견된, 관광객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식당은 ‘나루토’라는 통닭집이다. 



이곳은 영계를 참기름에 튀기는 맛 집으로 알려져 있는데, 잘못된 정보다. 다이즈유(大豆油 ; 대두유, 콩기름)로 튀긴다. 맛깔스럽게 잘 튀겨낸 닭의 맛은 고향 재래시장 한가운데 있던 통닭집의 그것 같다. 난 부산에서 살았었는데, 사직운동장에서 야구를 보며 먹었던 전기구이 치킨 맛과도 비슷했다. 언젠가부터 통닭집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옛날 통닭’이라는 메뉴의 맛과 동일한 라인을 타고 있다 생각하면 된다. 고소하고 바삭한 튀김옷에 숨어있는 야들야들한 영계의 살코기! 이 곳에선 정식 메뉴를 주로 먹는데, 소금과 후추로 맛을 낸 짭짤한 통닭이 ‘갓 지어진 쌀밥-구수한 미소된장’과 참 잘 어우러진다. 양이 꽤 돼서 먹다 보면 조금 짜거나 느끼할 수도 있다. 그럴 땐 시원한 맥주를 한 잔 시키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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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나루토보다 몇 배는 맛있는 튀김 맛 집을 오타루에서 발견했다. 


‘와키사카 텐동’이라는 곳이다. 튀김은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지만 그 튀기는 방식과 재료에 따라 맛의 등급 차가 큰 요리다. 서민적인 음식의 대명사지만, 튀김의 질에 따라 스시만큼이나 비싼 곳도 많다. 와키사카 텐동에선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수준 높은 튀김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이 곳은 닭을 튀겨 내는 곳은 아니다. 홋카이도의 제철 해산물과 야채를 튀겨준다. 그러니 굳이 나루토와 레스토랑의 질을 비교할 필욘 없다. 하지만, 우리 같은 여행객에겐 ‘스시 대신 조금은 느끼한 한 끼 식사’를 선택해야 할 순간이 있다. 나루토냐와키사카 텐동이냐. 두 곳 다 오타루 운하 근처에 있어 고민이 꽤 될 거다. 개인적으론 무조건 와키사카 텐동이다. 맛에 대한 감흥은 제쳐 둔다 해도, 어차피 나루토는 포장도 되고 체인점도 있으니까.



텐동은 튀김 덮밥의 일본말이다. 노릇하게 튀겨진 튀김을 밥 위에 올려, 달짝지근한 간장 베이스의 타래 소스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 한국에선 흔치 않지만 일본에선 꽤 대중적인 메뉴다. ‘와키사카 석수’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하다가 2014년부터 ‘와키사카 텐동’으로 이름을 바꾼 이 식당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텐동을 주력 메뉴로 하고 있다. 성인 남자가 허리를 굽혀야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두 명의 요리사가 활기차게 손님을 맞아준다. 테이블은 없다. 10명 남짓한 사람들이 둘러앉을 수 있는 Bar 식 좌석이 전부다. 대신 싱싱한 재료를 직접 튀겨내는 모습을 보며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다.



이곳의 Best메뉴는 ‘홋카이도 튀김 덮밥(1800엔)’,‘홋카이도 튀김 정식(1800엔)’, ‘새우튀김덮밥(1300엔)’ 의 세 가지 인 것 같다. 건물 외벽에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작은 알림판이 하나 붙어있는데, 그곳에 한국어로 이 세 메뉴가 붙어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튀김재료로 구성된 총 8가지 메뉴가 마련 돼 있는데, 다음과 같다. 



1. ‘best TempuraRice Bowl’ - 2200엔 
극상텐동. 2번의 홋카이도 텐동에서 게와 새우가 업그레이드된 텐동. 하지만 채소는 덜 들어가 있으므로 가격 대비 생각을 해서 잘 선택하길.


2. ‘HokkaidoTempura Rice Bowl’ - 1800엔
가장 밸런스가 좋은 텐동이 아닐까 싶다. 게살, 새우, 관자 등의 다양한 해산물과 단호박, 버섯 등의 채소의 조화가 맛스럽다. 6번이 기본 텐동 이라지만, 관광객들에겐 오히려 이 홋카이도 텐동이 가장 기본이 아닐까 한다.


3. ‘SeasonTempura Rice Bowl’ - 1500엔
제철 해산물과채소위주로 튀겨진 텐동이다. 제철 해산물과 채소가 뭔지 알 수 없는 우리들에겐 상당한 모험일지도 모른다.


4. ‘Hokkaido setMeals’ - 1800
2번의 홋카이도텐동에 나오는 튀김들을 하나씩 차례로 맛볼 수 있는 코스 정식 요리.


5. ‘FleshprawnTempura Rice Bowl’ - 1300엔
새우튀김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텐동이다. 야채 조금과 새우 여러 마리가 튀겨져 있다.


6. ‘TempuraFritter Tempura Rice Bowl’ - 1000엔
기본 텐동. 텐동 한 끼에 1000엔 이상을 지불하기 싫은 현지인들을 위한 메뉴다. 대게 등 비싼 재료는 빠져 있지만 그래도 워낙 소스와 튀김이 맛있으니 뭐.


7. ‘VegetablesTempura Rice Bowl’‘ - 900엔
채소만 있는텐동. 고기 덕후에겐 비추지만, 특별히 해산물에 관심이 없다면 이걸로도 충분하다. 홋카이도는 채소가 너무 맛있는 곳이니까.


8. ‘Season setMeals’ - 1500엔
3번의 시즌 텐동에 나오는 튀김들을 하나씩 차례로 맛보는 코스 정식 요리.


 *대체 뭘 시키지 고민이 되는 사람은 이 페이지만 즐겨 찾기 해놔도 좋을 만큼 간단하고 자세한 메뉴 정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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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에 따라 어떤 메뉴를 시켜도 좋다. 튀겨내는 재료의 종류만 달라질 뿐, 소스와 튀김과 밥의 맛은 일정하기 때문이다. 튀김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는 사람은 set meals라고 적혀있는 메뉴를 주문해도 좋다. 튀김 코스요리인데, 그 자리에서 실시간으로 재료를 튀겨 개인 접시에 하나씩 서빙 해 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튀김 간장과 함께 테이블 위에 놓인 세 가지 소금에 찍어먹을 수 있는데, 분홍색의 우메보시 소금을 곁들여 먹는 것도 별미다. 재료와 튀김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은 오히려 이 코스 요리를 주문하는 것 같다. 텐동은 모든 튀김이 소스와 함께 밥 위에 얹혀 나오므로 눅눅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헌데 개인적으론 이 곳의 타래 소스가 참 맛있는 것 같다. 물론 정식 메뉴를 시키더라도 텐동의 타래 소스를 조금 요청할 수는 있다. 눈치는 좀 보인다. set meals를 시키는 사람들이 한 가지 알아둘 게 있다. 이 메뉴는 밥과 함께 나오는 정식이라는 거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메뉴는 튀김만 나오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으로 시키는 사람들을 여럿 봤다. 아! 튀김 얘길 하면서 맥주를 언급 안 했구나. 이곳에선 여느 홋카이도의 음식점들처럼삿포로 생맥주를 팔진 않는다. 대신 오리지널 기린 생맥주를 판다. 오타루 한정 병맥주도 있다. 선택은 자유지만 난 기린 생맥주가 더 좋았다. 노즐 관리를 잘하는 탓인지 거품을 부드럽게 참 잘 뽑는다. 



이곳에 단점이 있다면, 대기 시간이 길다는 거다. 좁은 실내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문 즉시 튀김을 조리해주는 이곳의 시스템 상 어쩔 수가 없다. 대기 시간을 충분히 감수하고 먹을 가치가 있는 곳임을 강조하곤 싶다. 하지만 똑같은 음식이라 해도 20분을 기다렸다 먹는 것과 1시간을 기다렸다 먹는 사람이 느끼는 감흥은 다르니 선택은 개인에게 맡기겠다. 



오픈 시간인 11시 30분에 맞춰 가면 그나마 줄을 서지 않을 수 있다. 그때부터 15시 30분까지가 오전 영업시간이고 14시 45분이 오전 영업의 라스트 오더인데, 재료 소진으로 문을 닫을지도 모르니 서두르는 편이 좋다. 오후 영업시간은 16시 30분부터 20시 30분, 휴일은 매주 화요일과 매월 둘째 주 월요일이다. 


홋카이도에서 튀김을 먹고 싶다면, 전날까지 스시를 너무 많이 먹어서 뭔가 느끼한 음식을 먹고 싶다면, 스시의 도시 오타루에서 다른 걸 먹어도 상관이 없다면! 무조건 와키사카텐동을 추천한다.




연애만 한 여행이 있으리.
연애&여행 칼럼니스트 김정훈

tvN 드라마 <미생>,

OCN <동네의 영웅> 보조작가,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
<연애전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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