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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룩 KLOOK Feb 08. 2018

새로워도 너무 새로워. 도쿄 로봇 레스토랑

신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6화. 새로워도 너무 새로워. 도쿄 로봇 레스토랑


로봇이라 하면 건담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하지만 내겐 건담보다 훨씬 친근한 로봇들이 있다. 메칸더 V, 마징가 Z, 그랜다이저, 킹 라이언, 그랑죠, 다칸... 이들 역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로봇이자 나의 유년기를 풍족하게 했던 주인공들이다. 후레쉬맨, 바이오맨, 마스크맨, 파워레인저 등의 전대물에 등장하는 로봇도 빠트릴 수 없다. 거대 괴수에 맞서 싸우는 우리의 멋진 합체 로봇! 이 로봇들은 소년(물론 소녀들도)들의 로망이자 전부였다.



성인이 되면서부턴 로봇이란 단어에 연상되는 이미지가 바뀌어 버렸다. 소위 휴머노이드라는, 인간과 닮은 로봇을 먼저 생각해 낸다. 어린 시절 우리가 꿈꾸던 로봇은 인간이 할 수 없는 일, 내가 도무지 이길 수 없는 악당을 물리쳐줄 정도의 파워를 가진 그런 영웅과 같았다. 하지만 성인에게 필요한 로봇이란 인간과 비슷한, 인간과 친근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대신해주는 그런 도구다. 


판타지 속 영웅이 현실 속 도구가 돼 버린 씁쓸함을 느껴야 하는 게 우리들 어른이라면... 그 삭막한 어른의 세계에서 벗어나, 예전의 기상천외하고 신나는 세계로 빠져들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공간이 있다. 바로 도쿄의 신주쿠에 위치한 로봇 레스토랑이다. 


독특하고 화려한 로봇들이 어우러진 일본 감성의 공연! 도쿄 로봇레스토랑 예약하기 


로봇 레스토랑은 2012년에 세워진 복합 문화공간이다. 식사를 할 수 있기에 레스토랑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다양한 공연을 보며 술을 즐기는 BAR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도쿄를 꽤 방문해 본 사람들이라 해도 이 로봇 레스토랑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유흥가 중 하나인 신주쿠에 다소 마니아틱한(?) 로봇 레스토랑이 존재한단 사실이 생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봇 레스토랑의 인기는 대단하다. 팀 버튼이나 케이티 페리 등 전 세계 수많은 셀럽들이 방문했을 뿐 아니라, 영국의 유명한 락 그룹인 ‘MUSE’는 ‘PANICSTATION’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이 곳에서 찍기도 했다. 그러니 로봇을 테마로 한 촌스런 술 집 아냐?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심지어 이 로봇 레스토랑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총 공사비용은 무려 100억 엔, 우리나라 화폐 가치론 약 100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그런 어마어마한 금액이 들어갔으니, 로봇 레스토랑이란 곳이 대단히 SF적인 공간일 거라 상상하는 사람들이 다수이지 않을까 싶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서빙을 한다거나, 최신식 AI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짐작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곳은 ‘복고’에 가깝다. 샐러리맨들의 로봇에 대한 추억을 환기시켜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레스토랑이니만큼, 가게의 전반적인 분위기 및 각종 쇼의 분위기는 최신식의 그것과는 거리가 있다. 말하자면 현재 유행하는 일렉 음악보단 몇 세대 전의 테크노가 생각나는 분위기랄까. 가게 앞을 지나가기만 해도 그런 느낌을 들게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로보또~ 로보또~ 로보또~ 레스토랑!’ 


입장료는 성인 1인당 8천엔(+@)이지만 인터넷 등에서 미리 패키지 티켓을 구매하는 편이 훨씬 싸다. 10%는 넘는 할인율에다 현장에서 티켓팅을 굳이 할 필요 없이 QR코드만으로 입장할 수 있으니 미리 예약 구매를 해두는 편이 좋을 듯싶다. 로봇 레스토랑에선 하루 총 4번의 공연을 하는데, 오후 4시부터 밤 9시 45분까지 각 90분의 러닝타임으로 진행이 된다. 대기실에서 볼 수 있는 서브 공연 및 메인이 되는 공연, 두 공연 모두 하나의 레퍼토리로 고정돼 있지 않다. 일정 시간마다 다양한 콘셉트로 변화되는 쇼의 라인업만 봐도, 관객의 만족시키기 위한 운영진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도쿄 로봇레스토랑 할인 예약하고 QR코드로 입장하기


입장료를 내면 우선 대기실로 안내된다. 블링블링한 분위기의 대기실에서 술을 한잔하고 있으면 파워풀한 보이스를 자랑하는 여성 보컬과 로봇밴드가 공연을 펼친다. 그런가 하면 일본의 도깨비 중 하나인 텐구 등이 등장하는 간단한 쇼도 구경할 수 있다. 이런 소소한 공연들로 분위기가 고조되면, 이제 본격적인 공연이 펼쳐지는 메인 스테이지로 이동한다. 화려하고 빛나는 느낌의 대기실과는 달리, 마치 대학로 연극 무대나 패션쇼장을 짐작케 하는 어두운 공간을 네온 불빛이 채우고 있는 곳이 메인 스테이지다. 이 공연장을 중심으로 양 사이드에 객석이 위치하고 있고, 정해진 자리에 앉으면 간단한 음료 및 주전부리를 주문할 수 있다. 


이곳의 공연은 그저 노래에 맞춰 춤만 추다 끝나는 게 아니다. 스토리를 갖고 있는, 일종의 연극이나 뮤지컬 같다. 앞서 말했듯 1년에 몇 차례나 다양한 콘셉트로 탈바꿈하는 이곳의 쇼는, 그저 술집의 눈요기쯤으로 소비될 공연은 아닌 듯싶다. 일본 각지에서 모인 전문적인 댄서 및 퍼포머, 꽤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로봇 및 인형들,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조명이 잘 어우러져 하나의 잘 만든 뮤지컬을 연상케 한다. 의상, 안무 연출, 그 어느 것 하나 허투루가 없다.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무대매너들도 좋다. 그러니 특이한 콘셉트의 술집을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들도, 일본의 공연문화를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들도 모두 만족할 만한 곳이 아닐까 싶다.  사실 신주쿠의 가부키쵸는 클럽이나 술집을 가기 위해 들르는 곳이지만, 자칫 밋밋할 수도 있는 음주 코스에 특별한 로봇쇼를 구경하는 스케줄을 끼워 넣어 보는 건 어떨지.


로봇 레스토랑 (ROBOT RESTAURANT)

주소 : 東京都新宿区歌舞伎町1-7-1 新宿ロボットビル

영업시간 : 16:00~23:00

TEL : 03-3200-5500

JR 야마노테선 - 신주쿠 역 동쪽 출구에서 도보 5분 

도쿄 메트로 선 - 신주쿠 3초메역 B9 출구에서 도보 5분




연애만 한 여행이 있으리.

연애 & 여행 칼럼니스트 김정훈

tvN 드라마 <미생>,

OCN <동네의 영웅> 보조작가,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

<연애전과>의 저자



도쿄 여행 갈 때 꼭 필요한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클룩 K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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