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는 언제나 신중히
'24년 2월 애플워치를 슬슬 바꿀때가 됐다는생각이 들었다. 애플워치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는 보통 하나인데, 바로 배터리이다. 3년 넘게 사용한 내 워치6의 배터리는 하루나 버틸 수 있으면 다행이고 절전모드를 켜지 않으면 반나절도 힘들어서 골골대기 일쑤였다.
십몇만원이면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지만(사실 이것도 매우 비싼 금액이다. 애플워치6는 정가가 50만원 정도나 할까? 배터리 비용만 1/4정도 되는 셈이다) 내 머릿속에는 이돈이면 지금 갖고 있는 워치를 중고로 팔고 돈 좀 보태서 울트라를 사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플워치 울트라는 기존 워치대비 2배정도 더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었고, 그정도면 이 충전 지옥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나는 새로운 워치를 구매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그 즈음부터 애플워치 울트라를 열심히 찾아봤다.
나는 중고거래는 꽤나 자주하는 편이다. 특히 이 즈음에는 당근에 빠져있었는데, 필요하거나 써보고 싶은 걸 사서 좀 쓰다가 좀 더 싸게 팔면 금새 팔리니 이건 매우 신세계였다. 보통 스위치 게임 타이틀이나 애플제품은 보통 당근을 하곤했다.
애플제품들은 중고가 방어가 잘 되는 것으로 유명해서(이제는 옛말이다.) 사람들도 좀 깨끗하게 쓰는 편이었다. 나만해도 맥북같은 기기들은 새걸로 사서 깨끗하게 쓰고 당근을 통해서 몇번 거래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당근은 직거래 위주다 보니 당시에 내 생각에는 사기칠 거리도 없고 믿고 거래해도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당시에 애플워치 울트라1은 중고가가 보통 50만원대 후반에서~70만원사이 정도 울트라 2는 정말 싼건 80만원대 후반 보통은 90만원~100만원 정도였다. 그러던 중에 애플워치 울트라2가 80만원에 올라온게 아니겠는가? 상태는 매우 좋아보였고 정품 스트랩은 이미 팔아서 없다고 했다. 정품스트랩이 5~10만원 정도하니 다른 판매 제품보다 실제로는 엄청 싼 것도 아니었는데, 그때의 나는 조삼모사처럼 이 정품스트랩만 없는 애플워치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고 바로 거래를 요청했다.
당근으로 거래했으니, 직거래 장소는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고 점심시간에 시간을 내서 거래를 하러 갔다. 상대는 20대 초중반 정도의 여성분이었고, 특별히 모나지 않은 무난한 인상이었다. 거래도 무난했다. 계좌이체로 금액을 입금하고 애플워치를 받아 회사로 복귀. 나는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기에 스마트 워치 요금제가 무료였는데 바로 가입을 신청했다. 그런데 아뿔싸, 이미 약정이 가입되어 있어서 개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닌가. 셀룰러로 사용하는 애플워치 울트라에서 이건 꽤나 큰 하자였기에 나는 바로 판매자에게 연락을 했다. 판매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약정해지를 요청하니, 명의가 오빠껄로 되어있는데 오빠가 외국에 가 있어 당장은 해지가 힘들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히 거짓말인데, 나는 바보같이 믿고 말았다.
그래서 나는 일단 오빠분께 해지를 요청해달라고 했고, 기한 경과 후에는 꼭 해지되도록 해달라고 말하고 그냥 이 제품을 사용하겠다고 결심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때까지도 나는 그 해외에 계시는 오빠분이 1년 내로 약정을 해지해 줄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지금 같으면 해당 하자에 대해서 환불을 요청하거나, 부분환불이라도 요청했을텐데 그때의 나는 꽤나 나이브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약속의 1년이 지났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약정해지 같은 것은 없었다. 나는 그럼 2년 약정이었나 싶어서 1년을 더 기다리기로 하고 한 달에 한 번정도 생각날때 셀룰러 가입 시도를 계속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고 셀룰러 가입은 언제쯤 가능한가 하며 오늘도 IMEI사이트에 들어가 조회를 해본 순간. 나는 잘만 쓰고 있는 내 애플워치가 분실/도난 신고가 되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로인해, 나는 생애 처음으로 민사소송이라는 것을 해보게 된다.
※ 사기를 통해 배우는 전자제품(특히 이동통신사 가입이 가능한 휴대폰, 워치 등) 거래 Tip
- 자급제인지 통신사 제품인지 확인한다.
- 확정기변이 가능한지 꼭 확인한다.
- 확정기변이 되지 않는 제품을 구매할 시(유심기변만 가능하다고 명시한 경우) 꼭 박스*를 받는다.
- 이체내용에 내용을 기입하고, 캡쳐를 한다.
* 박스가 필요한 이유는 다음글에 자세히 설명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