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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혜 Sep 23. 2017

감성을 자극하는 아트 마케팅

녀, 향 전시회 in 서울미술관




요즘에는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마케팅 사례를 흔히 보게 됩니다. 주로 젊은 층을 타깃으로 삼아 성공을 거두고 있어 눈길을 끄는데요. 이처럼 문화예술영역과 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은 복합 콘텐츠의 탄생을 이끌며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뷰티 한방 브랜드 '수려한'이 브랜드 이미지에 예술적 감성을 더하는 소위 '아트 마케팅'을 시도했습니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석파정 서울미술관을 찾았습니다.



전시 '녀, 향 Scent of Women' 은 뷰티 한방 브랜드 수려한의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본 전시에는 한국의 미(美)를 주제로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는데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의 뒤태를 그리는 작가 정명조의 'The Paradox of Beauty' 연작 시리즈와 한복의 대중화를 이끄는 한복연구가 박술녀의 한복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미술관 2층 아트테라스에서 선보이는 '녀, 향' 전시회



수려한 X 작가 정명조 X 한복연구가 박술녀


수려한 진생에센스 박술녀 콜라보레이션 에디션


수려한은 '녀, 향' 전시회의 전시 후원을 맡고 있습니다.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리며 K-뷰티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요. 대표 제품인 진생에센스 탄생 3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고자 한복의 아름다운 패턴이 수놓인 향낭과 노리개를 제품에 표현했습니다. 패키지에는 옛 여성들의 절개, 지조를 상징하는 매화꽃을 새긴 장식으로 아름다움을 더했습니다. 본 전시에서는 수려한 진생 에센스 박술녀 콜라보레이션 에디션을 함께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The Paradox of Beauty, Oil canvas, 53X45.5, 2008, 정명조


조선 궁중 여성의 복식과 머리, 박술녀


조선 시대 궁중 여성의 복식과 머리입니다. 사진 속의 적의(翟衣)는 왕비와 왕세자빈을 비롯하여 왕실 적통의 여성 배우자들이 착용하는 법복입니다. 박술녀의 적의는 조선 말기 황후에 대한 고증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심청색 비단에 12등 154쌍의 꿩 무늬가 작은 이화 무늬와 함께 직수된 포(袍) 형태인데요. 깃, 도련, 소매 둘레에는 운룡문이 금실로 자수된 홍색 거둘지가 둘러졌습니다. 

함께 전시된 큰머리는 왕이 주관하는 궁중 의식에 황후가 착용하는 가발입니다. 여러 가지 장신구로 꾸며진 큰머리 위에 여러 개의 비녀를 사용하여 한 차례 더 장식한 모습이 무척 화려했습니다.



조선 시대 기녀의 복식과 머리, 박술녀


조선 시대 기녀의 복식입니다. 기녀의 저고리는 흰색 치마허리와 끈이 보일 정도로 짧고, 소매는 홀쭉하며 깁니다. 저고리의 소매 끝에 흰색의 거들지와 다홍색의 안고름을 달기도 했습니다. 외출할 때에는 치마 겉자락을 오른쪽을 향하도록 저고리 아래 가장자리선의 위까지 당겨 올려 허리띠로 매어 입었습니다. 기녀는 당시 여성 복식의 유행을 주도하는 선두주자였습니다. 조선시대 여성의 복장 발전사를 살펴보면, 사대부 집안 여성들이 기녀가 입은 저고리며 치마의 모양을 보고 따라 입었다고 전해집니다.

기녀들은 머리 위에 커다락 가체를 올리는 트레머리를 했습니다. 길게 땋은 머리에 어두운 자주색이나 흑색 댕기를 드리워서 크게 틀어 올린 머리 모양입니다. 당시 기생들은 머리 모양을 더욱 부푸게 하여 심리적인 욕구를 충족했습니다.



The Paradox of Beauty, Oil canvas, 200X99cm, 2017, 정명조


The Paradox of Beauty 연작, 정명조


기획전시 <녀, 향>은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성공적인 협업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였습니다. 단순한 마케팅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 특유의 미의식과 가치를 되새겨보려는 노력을 담아내고 있었는데요. 한국미의 상징이자 한국 여성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한복'을 시각예술로 해석하여 조망하는 모습에서 긍정적인 의의를 부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복을 입은 여인의 뒤태가 자아내는 낯설고 오묘한 아름다움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새로운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임당, 그녀의 이야기

서울 미술관 제 3전시실에서 선보이는 <사인당, 그녀의 이야기> 전시회


서울 미술관 제 3전시실 내에서는 기획 전시 '사임당, 그녀의 화원'과 '사임당, 그녀의 이야기'가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사임당, 그녀의 이야기'는 2017년 서울미술관 대표 기획전인 '사임당, 그녀의 화원'에 관객들이 보여준 호응에 보답하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본 전시는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선보였던 민화 작가 오순경 작가의 작품으로(총 30여점) 구성되었습니다.
 오순경 작가는 극중 인물인 사임당(이영애 분), 이겸(송승헌 분), 회음당 최씨(오윤아 분)의 각각 다른 예술 세계를 성공적으로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민화 작가 오순경의 작품을 중심으로 사임당의 예술 세계를 현재에 되살려 드라마와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미인도, 2015, 비단, 봉채, 안채, 편채, 137X65.5cm, 오순경


드라마 속에서 스토리 전개의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했던 '미인도'의 모습입니다. 오순경 작가는 전통 화법을 택해 얇은 비단인 화견에 다가 틀을 짜서 앞뒤로 채색을 하는 배채법을 활용해 천연색으로 100여 회나 붓질을 했다고 합니다. 또한 이겸(송승헌 분)이 이태리에서 그린 설정에 따라 당시 시대의 유행도 적용해 눈동자에 조명이 비치는 듯한 반짝임을 더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미인도를 실제로 보게되어 무척 즐거웠습니다.


초충도 6폭, 옻종이, 분채, 봉채, 석채, 85X55cm, 오순경


기명절지도, 8폭, 옻종이, 분채, 토채, 봉채, 142X37cm, 오순경


사임당의 연화도, 옻종이, 분채, 봉채, 78.5X45cm, 오순경




석파정(石坡亭)




서울미술관은 석파문화원이 운영하는 연구, 전시, 교육 기관입니다. 미술관 내에서 전시 관람을 마치고 3층 밖으로 나오면 인왕산 자락의 거대한 바위와 계곡, 그 속에 자리한 정자와 별당을 볼 수 있습니다.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별당으로 사용되었던 석파정은 아름다운 경관과 수려한 건축을 자랑합니다. 석파정이라는 명칭은 정자 앞산이 모두 바위여서 대원군이 석파(石坡)라고 이름 지은 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흥선대원군의 아호를 석파라고 한 것도 이로 인하여 지어진 별호라고 합니다.   



                         

석파정은 조선 고종 때의 중신 김흥근이 청나라의 장인을 직접 불러와 만들었다는 설이 있지만 기록으로 전해지지는 않습니다. 원래 정자와 별당은 김흥근의 소유였습니다. 대원군은 김흥근에게 이곳을 팔라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아들 고종과 함께 이곳을 찾아가 묵었고, ‘임금이 묵은 곳은 신하가 살 수 없다’는 이유에 따라 김흥근은 결국 대원군에게 자기 별장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옵니다. 
석파정은 한국전쟁 이후 고아원, 병원 등으로 쓰이다가 민간 소유가 되었고 2012년에 서울미술관이 들어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초가을의 청명한 날씨 속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옛 건물이 선사하는 운치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ECO FLOW - Singing Nature, 2015, 스테인리스 스틸, 김태수


서울미술관은 개관 4년 만인 지난해 연간 관람객 15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개관 5주년을 맞는 올해는 더 많은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울미술관이 1∼2층에 걸쳐 운영하는 현대 미술 전시도 볼거리가 풍부하지만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석파정이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석파정은 서울미술관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석파정이 자리한 지대가 모두 미술관의 사유지이기 때문입니다. 3층 야외의 옥상 잔디밭에 들어서면 앞쪽으로 북악산과 그 안을 구불구불 흐르는 산성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실상 미술관 전체가 커다란 화원인 셈입니다.





브랜드 수려한과 정명조, 박술녀 아티스트의 콜라보레이션 기획 전시 '녀, 향 - Scent of Women' 은 오는 11월 19일까지 서울미술관 2층 아트테라스에서 전시됩니다. 성인 9000원. 통합 입장료이며 미술관 내의 모든 전시와 3층 야외 석파정을 함께 관람할 수 있습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50%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 가능합니다.     
 
 이번 주말, 미술 감상과 야외에서의 한적한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서울미술관 나들이,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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